종전협상 핵심 '우크라 안보보장'…나토가입 대신할 美약속 관건

트럼프 "우크라 나토 가입은 비실용적" 반대…유럽평화군 요구 전망
젤렌스키 "美 빠진 안보보장 불가"…영토 분할은 우크라 점령한 쿠르스크 교환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달아 대화를 나누면서 3년을 이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국 주도로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연합(EU)까지 관여하게 될 종전 협상에서는 점령지의 영토 분할 문제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쉽지 않은 만큼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알렸고, 약 한 시간 뒤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얘기를 나눴다며 대화가 잘 진행됐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각자의 팀이 즉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때가 됐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우디우카를 점령한 가운데 한 여성이 아우디우카 인근 셀리도브 마을의 파괴된 아파트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24.02.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우디우카를 점령한 가운데 한 여성이 아우디우카 인근 셀리도브 마을의 파괴된 아파트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24.02.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러 점령지 어디까지 인정하나…'우크라 점령' 쿠르스크 가치는

종전 협상에서 주목할 부분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등 안보 보장 문제와 영토 문제인데, 일단 트럼프는 협상 시작부터 우크라이나의 기대 수준을 낮추려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문제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일부는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도 두 사안에 같은 주장을 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한 러시아는 현재 점령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3년 전 전쟁 개시 이전 영토를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점령한 땅을 모두 러시아의 영토로 인정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통해 점령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일부 지역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러시아 점령지와 교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본문 이미지 - 에스토니아에서 휘날리고 있는 나토 깃발. 2023.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에스토니아에서 휘날리고 있는 나토 깃발. 2023.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우크라 '나토 가입' 어려울 듯…유럽 평화군도 미지수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나토 가입 등 안보 보장은 더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은 러시아의 전쟁 명분으로 작용했을 정도로, 푸틴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토 역시 유보적이다. 영국 애버리스위스 대학의 국제정치 강사인 제니 매더스는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나는 이미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문제를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연기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까지 나토 가입에 부정적이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어떠한 안보 보장 방안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안보에 직접 발을 들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유럽의 역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루크 코피 수석연구원은 폴리티코에 "우크라이나는 향후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며 "미국은 미래의 갈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유럽에 안보군 제공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 평화유지군은 유럽연합(EU)이 받아들일지 미지수고 러시아의 반발도 넘어야 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성급하고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위임 없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모든 평화유지군을 군사적 표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위협한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상임대표는 "전투 지역으로 파견된 모든 외국 군대는 국제법의 관점에서 볼 때 일반 전투원이며 우리 군대의 합법적인 군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본문 이미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3년반째 복역 중 석방돼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는 마크 포겔을 환영하며 취재진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지 않게 하는 관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2025.02.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3년반째 복역 중 석방돼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는 마크 포겔을 환영하며 취재진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수백만 명의 사람을 죽지 않게 하는 관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2025.02.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의 안전보장 약속' 주목…우크라 "對대만 조치 정도 돼야"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요구에 상응하는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어떤 형태이든 미국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젤렌스키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미국 없이 유럽이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나는 항상 아니라고 말한다"며 "미국 없는 안보 보장은 진정한 안보 보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정치 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미국과 안보 협정이 있을 수 있다"며 "최소한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집트와 맺은 협정과 비슷한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아리예프 의원은 "진정한 안보 보장은 미국에서 볍률화된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의 침략 시 군사 지원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대만 관계법과 유사한 양자 조약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무엇을 할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확실하지 않다"며 "효과적인 (러시아) 억제력을 유지하려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데, 그렇게 되면 트럼프는 유럽에 계속 관여하게 된다. 그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는 확실하다"며 "트럼프는 언젠가 미래에 유럽인들에게 우크라이나가 그들의 문제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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