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루' 獨, 극우에 넘어갈까…총리가 이끄는 당 인기 뛰어넘었다

노르트하우젠에서 "죄책감 끝내자"는 극우 시장 선출 막아내
전국서 지지도 22%…총리 소속 사민당보다 높아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지지자들. 2019.09.02.ⓒ 로이터=뉴스1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지지자들. 2019.09.02.ⓒ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히틀러를 겪은 독일에서 극우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 각국이 극우로 몸살을 앓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마지막 보루'인 독일에조차 극우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 독일을 흔든 극우 바람은 나치 집단수용소가 있었던 작은 도시인 노르트하우젠에 극우 시장이 선출될 뻔한 일이었다. 지난달 초 실시된 1차 투표에서 극우 독일을위한대안(AfD) 소속 요르그 프로페트는 42.1%의 득표율을 얻었고, 경쟁자인 현직 카이 부흐만은 23.7%에 그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재임했던 부흐만 시장은 시의회와 많은 마찰을 일으키는 통에 많은 주민들의 지지를 잃었다.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프로페트 후보는 극단주의와 역사수정주의를 신념으로 가졌다고 비난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2020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나치 수용소를 해방한 연합군이 이 지역의 로켓과 미사일 기술을 염탐하러 온 것"이라고 주장했고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으려는 독일이 "'죄책감 숭배'를 끝내야 한다"고도 써서 물의를 빚었다.

하지만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에게는 이런 논란은 큰 의미가 없어 그는 거의 결선투표에서 당선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독일 시민들의 역사 의식은 아직까지는 살아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치러진 시장 결선에서 프로페트 후보는 45%를 얻는데 그쳤다. 부흐만 현 시장은 55%를 얻어 다시 재임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민족주의적이고 반이민적인 강령을 갖고 있는 AfD가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AfD는 2021년 총선에서 10%의 득표율에 그쳤지만 이후 올라프 숄츠 총리의 3당 정부에 대한 좌절감, 생활비 상승, 전쟁 우려 등으로 반사 이익을 얻으며 뻗어나갔다.

최근 전국 수준의 여론 조사에서 AfD는 숄츠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보다 높은 22% 지지를 기록했고 제1야당인 보수당보다는 불과 몇 포인트 뒤질 뿐이었다. 독일에선 동독에 속해 있었던 주들의 극우 지지가 특징적인데 특히 튀링겐주의 지지는 막강해서 주민 약 34%가 AfD를 지지했다.

노르트하우젠은 동독 지방자치도시 중 하나로 특별히 우경화된 도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가까스로 노르트하우젠의 극우 시장을 막아냈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더 많은 극우 자치단체장이 나오는 것, 총선서 더 많은 극우 연방의원이 당선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미다.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이 이번 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우익 극단주의적 태도는 독일에서 점점 더 널리 퍼지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2~3%에 불과했던 우익 극단주의 견해는 이제 독일인의 8%가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름 튀링겐 남부 한 지역구와 작센안할트주의 한 작은 도시는 AfD 후보들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

AfD는 2013년 반유럽연합, 반난민 등을 내세우며 창당되었다. 나치당 이래 처음으로 2017년 극우정당으로서 독일 연방하원에 첫 입성했다. 당시 득표율 12.6%로 의석 94석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2021년 쾰른 행정법원은 독일연방헌법수호청이 AfD 전체 조직을 극단주의 조직으로 분류하고, 검사 및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2021년 연방의회 선거에서 83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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