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강민경 기자 =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의 한 휴양지에서 총기 난사로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22일(현지시간) CNN과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관광객들에게 총격을 가해 최소 2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부분은 관광객으로 알려졌다.
카슈미르 경찰청장 VK 버디는 "피해자 중에는 네팔 국적자도 있고, 중동에서 일하는 인도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인도의 '미니 스위스'라고 불리는 바이사란 계곡에서 발생했다.
총격범들이 무슬림이 아닌 이들, 특히 남성들을 집중적으로 겨냥했다.
생존자인 26세 여성은 인도 PTI통신에 "(총격범이) 아버지에게 이슬람 구절을 낭송하라고 했고, 그러지 못하자 그들은 머리와 귀, 등에 총을 쐈다"며 "아버지가 땅에 쓰러지자 옆에 있던 삼촌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나와 어머니, 다른 여성 친척은 살아 남았다"며 "아버지와 삼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 생존자는 "남편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생존자도 "무장괴한이 우리 가족이 숨어 있던 텐트로 들어와 남자들을 총으로 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부상자 이송을 돕기 위해 조랑말까지 동원했다.
파키스탄 테러단체와 연관된 '저항 전선'이라는 이름의 무장단체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으나, 경찰 당국은 정확한 사건을 조사 중이다.
파키스탄 측에서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인도에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모디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일정을 축소한 뒤 인도 뉴델리로 출발했다.
모디 총리는 "잔혹한 행위가 발생했다"며 용의자를 향해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은 이번 테러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카슈미르 지역의 무장 단체들은 1989년부터 독립이나 파키스탄 편입을 요구해 왔다. 일부 세력은 테러를 일으키거나 폭력 시위를 벌였는데, 인도 정부는 그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파키스탄 측은 부인하고 있다.
인도는 카슈미르 지역에 약 5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지만 2019년 모디 정부가 카슈미르의 제한적인 자치권마저 철회한 뒤 전투 자체는 감소했다.
카슈미르의 파할감 지역은 인도에서 겨울철 스키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기온이 낮아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피서지로도 각광받았다. 지난해만 35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카슈미르를 찾았다. 대부분은 인도 내 관광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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