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정효 감독이 광주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행의 기적을 썼다. 이정효 감독은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비셀 고베(일본)와의 2024-25 ACLE 16강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0-2로 졌던 광주는 1, 2차전 합계 3-2로 역전에 승리하며 ACLE 8강에 안착했다.
이로써 ALCE 무대에 처음 도전장은 내민 광주는 K리그 시도민구단 최초로 AFC 주관 대회 8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또한 이번에 개편된 ACLE에서 최초로 8강에 오른 K리그 팀이 됐다.
광주의 새 역사 중심에는 단연 이정효 감독이 있다.
오랜 시간 대학과 프로무대에서 코치를 지내던 이정효 감독은 2022년 K리그2(2부리그)에 있던 광주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로 구단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정효 감독은 프로 데뷔 시즌 허율, 엄지성, 정효연 등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조기에 K리그2 우승을 차지, 승격에 성공했다.
이듬해 K리그1에서 이정효 감독은 쟁쟁한 팀들과의 경쟁을 이겨내며 팀을 리그 3위로 이끌면서 ACLE 출전권을 획득했다. 훈련 시설이 열악하고 선수단 운영비가 풍족하지 않은 광주가 이뤄낸 기적 같은 결과였다.
K리그2, K리그1에서 기적을 쓴 이정효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도 빼어난 지도력을 선보였다. ACLE 데뷔전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2로 대파하는 등 리그 스테이지에서 4승 2무 1패를 기록, 12팀 중 4위에 올라 토너먼트에 올랐다. K리그 팀 중 유일한 16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16강을 앞두고 광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팀의 핵심인 이희균, 허율(이상 울산), 이건희(제주), 정호연(미네소타) 등이 겨울 이적 시장 팀을 떠나 전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상대 팀 비셀 고베가 막강한 전력을 자랑,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비셀 고베는 2024년 J리그1 우승팀이다. 또한 광주는 지난해 비셀 고베와의 리그 스테이지에서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못 하고 0-2 완패를 당했다.
우려 속에 펼쳐진 16강 1차전에서 광주는 0-2로 패배, 8강 진출이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이정효 감독과 광주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경기 준비가 잘 됐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감독의 자신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광주는 홈에서 펼쳐진 비셀 고베와의 3번째 맞대결에서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강한 압박과 짧은 패스를 통한 공 점유로 비셀 고베를 압도했다. 앞서 두 차례 패배에서 파악한 비셀 고베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결국 광주는 전반 18분 박정인 헤더 골, 후반 40분 아사니의 페널티킥 골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상대 공격을 잘 막아낸 광주는 연장 후반 13분에 터진 아사니의 골로 8강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이제 광주는 오는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펼쳐지는 ACLE 파이널 스테이지에 진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알힐랄, 알나스르, 알아흘리(이상 사우디), 알사드(카타르), 요코하마,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등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지만 이정효 감독이 있기에 광주의 도전을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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