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김하성(30)이 오랜 기다림 끝에 탬파베이 레이스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기대했던 장기 계약을 따내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연봉에 1년 후 옵트아웃(남은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FA가 되는 것)으로 다시 한번 대박 계약을 따낼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MLB닷컴은 30일(한국시간)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42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300만 달러(약 189억 원)를 받고, 내년에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1600만 달러(약 231억 원)를 보장받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으로 김하성은 단숨에 팀 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했다.
탬파베이 구단 역대 5번째로 큰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당초 김하성이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4년을 뛴 김하성은 2025시즌 연봉 800만 달러(약 115억 원) 조건의 1년 연장 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김하성은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수비 능력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받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기에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미국 현지에서도 김하성이 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당한 어깨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MLB 구단들은 김하성의 내구성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선뜻 장기 계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하성의 복귀 시점이 빨라야 5월이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김하성과 연결됐던 복수의 팀들은 다른 FA 내야수와 계약하면서 관심을 거뒀다.
그렇게 차일피일 시간이 흘렀고, 현지 분위기도 바뀌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김하성이 2025시즌 개막 후에야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탬파베이가 '통 큰 베팅'을 했고, 김하성은 현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에 사인을 했다.
김하성 입장에선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조항을 발동, 다시 FA 시장에 나와 대박 계약을 따내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사실상 FA 재수를 택한 것이다.
현지 매체도 김하성의 탬파베이 이적에 대한 평가를 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탬파베이와 계약한) 2년 2900만 달러는 김하성이 MLB에서 4년 동안 받은 2800만 달러(약 405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더군다나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아도 FA 자격을 다시 얻는 옵트아웃을 포함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다음 시즌에 더 큰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팀 내 최고 연봉자로 등극한 만큼 부상으로 인한 '지연 합류'도 김하성의 입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복귀 후 8번 타자 유격수를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탬파베이는 뛰어난 수비수이자 견고한 공격수인 김하성을 유격수 자리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