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호 빅리거' 박찬호 "나와 노모가 심은 나무, 튼튼하게 자랐다"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30년 전 상상도 못했던 일, 뜻깊다"
다저스서 데뷔, 지금은 SD 고문…"승패보단 최고의 승부 기대"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박찬호(51)도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메이저리그 경기 시구를 앞두고 들뜬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정확히 30년 전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였던 박찬호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뜻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의 시구에 나선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찬호는 "오늘 아침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단지 시구 하나 던지는 것인데 마치 한 경기 전체를 다 던지는 것처럼 긴장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30년 전에는 이런 일들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가 어렵게만 느껴졌다"면서 "돌이켜보면 그런 일들을 통해 내가 성장했고, 그 결실이 한국 야구의 발전과 30년 후 이런 역사로 이어진 것 같아 감명 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호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당시 사용하던 낡은 글러브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는 "1994년 데뷔전에서 첫 삼진을 잡은 뒤 토미 라소다 감독이 공을 챙겨줬다. 그 이후로 승리구를 비롯해 쓰던 물건을 다 소장하는 습관이 생겼다"면서 "오늘 글러브를 쓸 일은 없겠지만, 의미 있는 시구에 사용하고 싶었다. 보기에는 흉해 보여도 나에겐 가치있는 글러브"라며 웃어 보였다.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0년 전 글러브를 가져왔다며 손가락을 가리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0년 전 글러브를 가져왔다며 손가락을 가리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1994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박찬호는 1995년까지는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1997년부터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활약을 시작했다. 그리고 박찬호가 언급한 일본인 메이저리거의 선구자 노모 히데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두각을 보였다.

박찬호는 "30년 전만 해도 아시아 선수는 나와 노모밖에 없었다"면서 "노모와 내가 메이저리그의 문을 활짝 열었고 단단히 자리 잡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 뒤로 이치로, 다르빗슈, 류현진, 추신수, 김하성까지 수많은 동양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대만에서 오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30년 전 나와 노모가 심었던 나무가 튼튼하게 자랐고, 그 열매들이 메이저리그를 이끌고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샌디에이고의 선발투수는 일본인 다르빗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3승(85패)을 기록 중인 다르빗슈는 박찬호가 가지고 있는 아시아 최다승(124승)을 경신할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미국프로야구(MLB) 공식 개막 서울시리즈 1차전 시구를 맡은 박찬호가 2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박찬호는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2007년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노모의 기록을 바라보며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면서 "이 기록은 당연히 깨져야 발전하는 것이다. 다르빗슈가 깨길 바라고, 또 다른 동양인 선수들에게 좋은 목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저스에서 데뷔해 전성기를 보낸 박찬호는 지난 2019년부터는 샌디에이고의 특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경기는 박찬호와 연이 있는 두 팀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박찬호는 "다저스는 첫사랑 같은 팀"이라면서도 "어떤 팀이 이겨야 한다는 것은 없다. 다만 오늘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경기인만큼,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승부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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