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방신실(21)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적인 '장타여왕' 이다.
그는 데뷔 시즌이던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평균 드라이브 거리 1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도 지난주까지 평균 261.9698야드의 비거리를 기록해 이동은(21·262.6526야드)에 이은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방신실이 1년 6개월 만에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데에는 '비거리'보다 퍼트가 더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겨우내 땀 흘린 효과가 나타난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방신실은 20일 경남 김해시 김해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5(총상금 9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 마다솜(26·12언더파 204타)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방신실은 2023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이후 1년 6개월 만에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데뷔 시즌에만 2승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준우승 3번으로 아쉬움을 삼켰던 방신실은, 이날 짜릿한 역전극을 펼쳐 보였다.

선두 박지영(29)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방신실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쏟아냈다.
퍼트가 잘 받쳐준 덕택이었다. 그는 4번홀(파4)에서 5m 거리 버디를 잡은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어려운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선두권으로 올라선 14번홀(파4)에선 8m, 이어진 15번홀(파4)에선 5m 버디 퍼트를 잇따라 성공하기도 했다.
이후 17번홀(파3), 18번홀(파4)에서도 쉽지 않은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고, 결국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방신실도 퍼트를 우승의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두권이 팽팽해서 우승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면서 "오늘 퍼트감이 좋아서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고, 우승까지 가능했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퍼트에 아쉬움이 많아서 동계 훈련 때 클러치 퍼트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그 덕에 퍼트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존의 트레이드마크인 장타 역시 우승을 뒷받침했다. 국내 여자 대회가 열리는 코스로는 긴 편인 김해 컨트리클럽에서 방신실의 '장타 본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서 처음 경험했는데, 전장이 긴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면서 "2온을 시도할 수 있는 파5 홀이 많아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방신실은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 시즌에만 3번 준우승을 기록했고, 당장 지난주 iM금융오픈에서도 준우승이었는데, 자칫 길어질 뻔했던 징크스를 끊어낸 것이다.
방신실은 "1년 6개월 만의 우승인데, 정말 간절했다"면서 "작년에 준우승만 3번 하면서 조급한 마음도 들었는데, 확신을 가지고 준비했고 그 덕에 선물 같은 우승이 찾아왔다"며 활짝 웃었다.
올 시즌 목표는 3승이다. 방신실은 "시즌 목표를 3승으로 잡았다. 3번 우승하면 다른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