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이상철 기자 =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여성 우승 사령탑이 된 박정은 부산 BNK 감독이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55-54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창단한 '막내 구단' BNK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021년부터 BNK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여성 우승 사령탑'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여기에 더해 박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지도자가 됐다. 그는 선수 시절 삼성생명 소속으로 다섯 차례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우승컵을 든 박 감독은 "얼떨떨하다. 종료 버저가 울린 뒤에도 끝난 줄 몰랐다"며 "선수 시절 다섯 번 우승했는데 그 기억이 전혀 안 난다. 감독으로서 이뤄낸 이번 우승이 더 의미 있다"고 기뻐했다.
여성 지도자 최초로 우승을 달성한 대기록에 대해서는 "우승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여성 지도자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실 난 아주 부족한 지도자인데 선수 복이 많아서 가능했던 것 같다. 선수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2022-23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던 BNK는 2023-24시즌 최하위(6승 24패)로 추락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박혜진과 김소니아, 이이지마 사키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해 우승컵을 들었다.
박 감독은 "솔직히 우승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시즌 전에 김소니아, 박혜진과 미팅하면서 '플레이오프만이라도 올라가자'고 했다"며 "너무 변화가 컸기 때문이다. 김한별, 한엄지, 진안이 떠나면서 스몰 라인업으로 농구해야 했는데, 너무 생소해 걱정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도 앞만 보고 달려갔는데, 시즌 중간 쯤 보니 선두를 하고 있었다.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었으나 선수들과 함께 고민하고 헤쳐 나갔기 때문에 우승이라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종료 직전 극적 역전 3점포를 터뜨려 우승에 방점을 찍은 박혜진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박 감독은 "(박)혜진이가 부담을 많이 가졌다. 그래서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나만 믿어라'라고 계속 독려했다"며 "혜진이가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 위닝샷을 던질 수 있는 선수이고, 그것이 우리가 영입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뽑은 최우수선수(MVP)로 박혜진을 꼽았다. 박 감독은 "개성 강한 팀을 하나로 묶어야 했다. 이기는 농구를 위해 이타적으로 뛰어야 했는데, 박혜진이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며 "내 마음 속의 MVP는 박혜진"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스 김소니아에 대해서는 "내 마음 속의 행동대장"이라며 "승리를 위해 욕심을 줄이고 이타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전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결정적 순간마다 3점포를 터뜨려 공격의 활로를 뚫은 안혜지에게 돌아갔다. 3점 슛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안혜지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3점 슛 7개를 성공시켰다.
박 감독은 "혜지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다. 스스로 안주하지 않고 지난 1년 동안 슛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허슬플레이를 펼치는 등 팀을 위해 헌신했다. 그런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인 만큼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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