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찬성" vs "시기상조"…현장 목소리도 엇갈리는 '피치클락' 논쟁

LG·삼성·NC·두산 사령탑 찬성 "야구 인기 위해 필요한 제도"
롯데·KT·한화·SSG 반대 "유예 시간 짧으면 경기력 저하 우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새 시즌 시범 운영하는 피치 클락. 사진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전광판 아래 설치된 전자시계. (KT 위즈 제공)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새 시즌 시범 운영하는 피치 클락. 사진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전광판 아래 설치된 전자시계. (KT 위즈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되는 '피치클락'(pitch clock)을 두고 현장에서도 목소리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정식 도입 여부를 고민해야할 시기도 아닌, 시범 도입 시점부터 '논쟁'이 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 시즌 KBO리그를 앞두고 다양한 규정을 도입했다. '로봇 심판'으로 통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이다.

여기에 투구와 타격 준비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락도 '시범 운영' 된다. 전반기까지 시간 제한을 어겨도 별다른 제재 없이 구두 경고만 주는 시범 운영을 해본 뒤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아닌 시범경기를 치른 시점부터 피치클락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상반된다.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경우는 보기 드문데, 피치 클락만큼은 입장 차이가 선명하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은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야구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시간 단축이 필수적이고, 언젠간 도입될 수밖에 없는 규정이니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입됐던 피치 클락. ⓒ AFP=뉴스1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입됐던 피치 클락. ⓒ AFP=뉴스1

염경엽 LG 감독은 "(시범 운영 기간에도) 최대한 규정을 지키면서 할 생각"이라면서 "팬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야구의 인기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고, 강인권 NC 감독은 "메이저리그를 보니 군더더기가 없더라. 무조건 해야한다"고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 역시 "전세계가 변화하고 있다. 팬을 모으려면 경기시간을 줄여야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사령탑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정식 시행을 하지 않을 거라면 시범 운영도 안 하는 것이 맞다"면서 "시범 운영이라도 투수가 압박감을 받으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최소 2~3년 정도 시범운영을 해보고 선수들이 완벽하게 적응되면 시범경기부터 단계별로 진행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오히려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 최원호 한화 감독도 "아직은 혼돈이 있을 것 같다"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과 이범호 KIA 감독은 특별히 찬반 의견을 피력하지는 않았다.

KT 위즈 박병호가 타격 준비를 취한 가운데, 피치 클락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KT 제공)
KT 위즈 박병호가 타격 준비를 취한 가운데, 피치 클락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KT 제공)

이 정도로 현장 목소리가 엇갈린다면 KBO로서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전반기를 마친 이후 팀 성적이나 피치 클락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치 클락 운영에 대한 혼선이 빚어지면서 규정을 '재공지'하는 일도 있었다.

KBO는 "포수 장비 착용/해체나 수비를 마친 포수가 선두 타자인 경우 등에는 심판이 피치 클락의 시작, 종료 등에 대한 최종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선수단에게 전달된 내용이지만 시범경기에서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고, 현장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재차 공지한 것이다.

시즌을 앞두고 여러 규정이 새롭게 도입되다 보니 현장에서도 모든 규정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역시 바뀐 규정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바뀐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이 과정에서 선수협 등 당사자들과의 논의가 아닌 '통보' 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존중이 없었다는 분위기다.

선수협은 조만간 회의를 열고 바뀐 규정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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