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3200만 원만 인출해주세요."
지난 3일 오후 3시쯤 서울 강서구 국민은행 발산역 지점에 들어온 20대 여성은 거액의 현금을 찾으려 했다. 그는 이날에만 5번에 걸쳐 약 1억 원을 찾은 상황이었다.
이를 의아하다고 생각한 장태영 팀장은 고객에게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를 물었지만, 고객은 정확히 말하지 못하다가 "가족에게서 받은 사업 자금"이라며 인출을 재차 요청했다.
장 팀장은 의심을 거둘 수 없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3분 만에 출동한 경찰은 그가 말한 인출 경위를 가족에게 확인했다. 경찰은 20대 여성과 그 가족이 말이 다른 것을 포착하고 보이스피싱임을 확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은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현금을 인출하라"고 종용했다.
이 말을 들은 피해자는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사칭범이 시키는 대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직원과 경찰이 공조해 재빨리 입금을 막은 덕에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8일 피해를 막은 국민은행 발산역 지점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병기 서장은 "은행원의 신속한 신고와 경찰의 끈질긴 대처가 큰 피해를 막았다"며 "공공기관은 절대로 전화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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