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대통령 누구를 뽑아야 하나
요즘 주변 MZ세대들이 부쩍 자주 하는 말입니다. 정치적 무관심 세대로 분류돼 정치권에서 외면받던 이들이 달라졌습니다.
MZ 중에서도 정치에 관심 많은 이들은 존재합니다. 다만 정치 집회에 단 한 번도 참여한 적 없는 평범한 MZ 회사원 등이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거리낌 없이 대권 후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다소 예상 밖의 상황입니다.
"나 먹고살기 바쁘다"며 이기적이던 평범한 MZ들이 자발적으로 정치 뉴스를 찾아보고 이를 주변인들에게 공유하는 등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뭘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발단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30분쯤 계엄령이 선포되자 가족·친구·지인 등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은 난리가 났습니다.
초기에는 "실화냐" 등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뒤이어 "근현대사 수업 시간에나 배웠던 아픈 역사를 실제 경험했다"는 사실은 평범한 MZ들에는 꽤 큰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줬던 것 같습니다.
특히나 국내 초중고 교육 과정을 거친 MZ라면 총을 든 군인이 국회를 포위한 장면을 두고 좌우 이념적 문제로 바라볼 이는 드물었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대통령일지라도 '문제 해결을 위한 폭력 사용이 합법화된다'는 논리는 MZ들에 통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12·3 비상계엄은 MZ들에게 역사 속에서나 있을 법한 비상식·비합리를 실제 마주하게 한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계엄 이후 탄핵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는 파란불이 켜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재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MZ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겁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MZ들은 다시는 제2의 계엄 사태를 마주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선으로까지 정치적 관심이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각종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는 야권 유력 후보와 내란 책임 있는 집권당 후보 사이에서 누구를 뽑아야 할지를 두고 MZ들의 고민은 커 보입니다. 상식과 합리성을 겸비한 MZ들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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