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골프단톡' 현직 경찰은 매번 조 경무관 발령지로 이동했다

'인사 로비 의혹' 최 경위, 조 경무관 인사 때마다 함께 이동
'하급자가 상사 승진 청탁' 의혹 이례적…최 경위 "청탁 아냐"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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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홍유진 이기범 기자 = 최근 논란이 되는 '골프 모임 단체대화방' 멤버 최 모 경위가 상사인 조 모 경무관의 인사 때마다 그의 발령지로 함께 이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고위 간부인 조 경무관은 최근 3년간 두 차례 인사 발령났는데, 그때마다 최 경위도 조 경무관의 근무지로 이동해 비서 역할에 해당하는 부속실 업무를 수행했다.

'골프 모임 단체방'은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휴대전화 메신저 단체 대화방이다. 최 경위는 이 방에서 조 경무관의 승진과 관련해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 인사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다만 '하급자가 상사의 승진을 청탁했다'는 의혹은 이례적이라 해석은 분분하다. 최 경위는 "청탁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선후배 사이의 대화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소속이었던 최 경위는 지난 2월 수도권의 A 경찰서 치안정보안보과로 발령났다. 그의 공식 소속은 안보계이지만 실제로는 A 경찰서장인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 경위는 '골프 모임 단체방'에서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의 송 모 씨에게 조 경무관의 승진 이야기를 언급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해병대 출신 인물 5명이 모인 단체방 멤버 가운데 최 씨와 송 씨 또한 해병대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조 경무관의 승진 이야기가 최 씨를 거쳐 송 씨에게 전달됐다는 점이다. MBC는 지난 17일 "최 씨가 지난해 송 씨에게 조 경무관의 승진 이야기를 언급한 적 있다고 취재진에 털어놓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 씨는 MBC에 "둘(최 씨와 송 씨) 간의 대화가 청탁은 아니지 않느냐"며 의혹을 부인했다.

조 경무관은 이미 수사 외압 당사자로 지목돼 구설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대규모 마약 조직과 세관의 마약 밀반입 공모 사건을 수사 중이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장에게 전화해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경무관은 줄곧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와 관련된 청탁 의혹까지 불거져 경찰 안팎에선 "사실 여부를 떠나 고위직으로서 처신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추측 무성한 두 사람의 관계

조 경무관과 최 경위의 관계를 두고는 추측이 무성하다.

조 경무관은 2022년 8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최 경위는 그의 부속실장이었다. 부속실장은 지휘관 일정 관리나 의전 등 비서의 업무를 한다.

조 경무관이 생활안전부장 전 인천경찰청 인천국제공항경찰단장으로 일할 때도 최 씨는 그의 부속실에서 근무했다. 조 경무관이 2023년 10월 27일 서울경찰청에서 A 경찰서로 인사 발령날 무렵 최 경위도 A 경찰서로 이동해 부속실 업무를 했다. 최 경위는 이후 약 3개월 뒤 A 경찰서 치안정보안보과로 정식 발령났으나 이후에도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으로 일했다.

부속실장이 지휘관의 새로운 근무지로 함께 이동하는 것은 경찰 인사 관행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무관급 고위직은 발령난 근무지에서 부속실 직원을 새로 뽑기도 한다. 조 경무관과 최 씨의 사례처럼 지휘관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는데도 부속실장이 따라가는 경우는 요즘 흔치 않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지휘관과 부속실장의 통상적인 업무 관계를 넘어섰다가 의혹을 자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무관급 한 관계자는 "간부가 자신의 발령지로 기존 부속실 직원을 데려가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최근 구설에 오른 조 경무관을 보며 '그래서 최 경위를 데리고 다녔나'는 생각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경찰의 다른 관계자는 "최 씨는 일정 관리 같은 부속실 업무가 아니라 승진 청탁 같은 속칭 '대관 업무'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기는 한다"며 "진상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strong>◇"실질적 청탁 아냐"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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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최 경위의 충성심이 그를 다소 '오버'하게 했을 뿐 실질적인 청탁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 경위를 잘 안다는 경찰 한 관계자는 "조 경무관을 따라 A 경찰서로 이동한 것은 최 경위가 조 경무관을 그만큼 잘 따랐기 때문"이라며 "평소에도 최 경위는 '훌륭한 리더'라며 조 경무관을 향한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씨의 계급이 관리자급도 아닌 경위에 불과해 청탁할 위치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일선서 관계자도 "모시는 분이 잘되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며 "최 씨는 인사 청탁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고, 조 경무관 역시 업무 편의상 관행적으로 최 씨를 데려갔을 수 있다"고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승진 청탁 의혹과 관련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당장 감찰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공수처에서 비위 사실을 통보한다면 해당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은 조 경무관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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