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아이 밥 먹인 테이블을 중간중간 치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맘충'(맘과 벌레의 합성어, 공공장소에서 예의없이 행동하는 일부 엄마들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막말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7개월 딸을 키우는 여성 A 씨는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이 오늘 있던 일을 말하며 제게 맘충이라고 하는데, 제가 맘충 짓을 했다면 따끔히 말해달라"고 겪은 일을 공유했다.
A 씨는 "전 평소 맘충이라는 인식에 엄청 예민한 편이라 오해를 살 만한 행동도 하지 않는 편"이라며 "식당에서 기저귀 갈아본 적 없고 이유식 데워달라고 한 적 없다. 커뮤니티에 나오는 맘충 행동은 한 번도 안 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날 아이가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마침 남편이 휴무여서 같이 병원에 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가 잘 먹는 편인데 코가 막혀서 평소의 4분의 1만 먹더라. 그리고선 갑자기 TV를 때리고 소리를 지르길래 아무리 아프더라도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근데 남편이 '왜 아픈 애한테 뭐라 하냐'고 하더라.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고 했는데도 남편 기분이 상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대기가 길다 보니 아이가 지루한지 자꾸 내려달라고 했다. 바닥에서 뭔가를 만지고 주워 먹으려고 해서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제 얼굴을 때려서 또 혼냈다"며 "남편이 이때도 '왜 그러냐'고 한 소리하는데 참았다"고 적었다.
그러다 식당에서 사건이 터졌다고 한다. A 씨는 "평소 아이와 외출 시 밥 먹일 때 다 먹이고 한 번에 치우는 편"이라며 "중간중간 치우면 좋겠지만 또 더러워지니까 마지막에 정말 깨끗하게 치우고 온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편은 식탁 치워가면서 밥을 먹이라고 요구했다. 황당한 A 씨가 "애 먹이면서 치우고 나도 먹는 게 나 혼자 가능할 것 같냐? 다 먹이고 한 번에 치우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넌 가게 생각 안 하냐. 얼마나 싫어하겠냐"고 핀잔을 줬다. A 씨는 "다 먹고 먹은 줄도 모르게 자리 깨끗하게 치울 거다. 평소에도 그렇게 하는 거 알지 않냐"고 억울해했다.
그런데도 남편은 "직원들이 지나다니면서 쳐다보는 게 불편하다. 다 당신을 맘충이라고 욕할 거다"라고 주장했다.
A 씨가 "내가 평소에 '맘충' 소리 듣는 거 예민한 거 모르냐. 난 정말 노력한다. 먹는 순간만큼은 자유롭게 먹이고 한 번에 치우면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치워가면서 먹이는 게 쉬우면 당신이 하라"고 분통을 터뜨리자, 남편은 입을 꾹 다물었다고.
A 씨는 "전 정말 다음 손님 바로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한다. 소독 물티슈로 다 닦고 온다. 다만 밥 먹는 그 한 시간 남짓, 음식 떨어지는 걸 바로 안 치우면 맘충이라는데 이게 맞는 거냐"면서 "안 치우고 가면 몰라도. 맘충이라는 말에 전혀 공감 안 되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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