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사업가 겸 헬스 유튜버 고(故) 김웅서 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망 전 그의 사실혼 배우자와 나눈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헬스 유튜버이자 수십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회사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김 씨의 사망에 감춰진 비밀을 추적했다.
지난 2월 3일 김 씨가 사망한 이후 그의 가족이라고 주장한 여성 A 씨가 SNS를 통해 '사고사'라며 부고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김 씨의 회사 측은 사인은 '심장마비'라면서 장례 일정을 전했다.
이어 그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유서가 올라왔으나, 4분 만에 삭제됐다. 숨진 고인을 최초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유서를 삭제한 이는 바로 A 씨였다. A 씨는 빈소에서 상주복을 입고 조문객을 맞았다.

A 씨는 김 씨와 외도한 사이로, 김 씨가 아내와의 이혼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했고 이듬해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실혼 관계는 김 씨 사망 1년여 전에 끝난 상황이었다.
A 씨는 고인의 극단 선택 원인에 대해 "명예와 돈에 대한 압박감 때문인 것 같다. 전처와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이 8억 원이 나왔다. 동업자가 압류 건 것 때문에도 엄청 힘들어했다. 그때부터 죽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유서를 삭제하고 '사고사'라고 밝힌 것도 고인에 대한 불미스러운 소문이 번질까 봐 그랬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그동안 고인이 극단 선택을 자주 암시해 말리고 경찰에도 신고한 적 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사망 전날 아들과 함께 김 씨와 밥을 먹었다. 이후 행여 나쁜 생각하지 않게 김 씨를 설득했다. 그리고서 집에 보냈다"라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제 진짜 간다. 안녕'이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죽음을) 직감했다. 바로 고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고인과 A 씨의 이상한 약속이 발견됐다.
A 씨가 고인에게 "오빠가 진짜 죽으려고 마음을 먹었고, 이런 뒤 상황들까지 오빠가 생각해서 이렇게까지 해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근데 그건 오빠가 죽었을 때의 일이고. 그래도 죽고 싶다는 생각은 멈춰지지 않아? 그러면 오늘 죽지는 마"라고 했다.
이어 A 씨가 "오빠 전화번호부에 있는 사람들 따로 저장해놨어? 만약에 오빠 죽으면"이라고 하자, 고인은 "알아서 소문 퍼지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에 A 씨는 "소문 알아서 퍼지겠지가 아니라, 장례를 치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지 않냐. 죽기 전에 휴대전화 비밀번호 풀어놓고 가라"라며 "이혼 소송하고 있는 변호사 번호 알려줘라. 내가 알아놔야 '김웅서 씨가 이렇게 됐다. 유언장 남겼다' 이런 걸 대충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 그런 것 좀 한 번 정리해서 적어줘"라고 요구했다.
고인이 "유언장에 다 적을 거다"라고 하자, A 씨는 "그것만 보면 되겠네? 유언장이 빽빽하겠구먼. 적을 내용들이"라고 했다.
김상중은 "A 씨가 고인의 자살 징후를 막으려고 애쓴 문자 대화가 상당수 남아 있었다. 그런데 죽음을 앞둔 이에게 물려받을 시계나 금고 비밀번호에 대해 덤덤하게 얘기하던 통화는 무엇일까"라며 "통화 녹음 속 두 남녀는 마치 김 씨의 자살을 전제하고 함께 죽음을 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의아해했다.
실제로 포렌식 된 고인의 휴대전화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한 달 전부터 A 씨와 함께 췌장암으로 꾸민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고 유언과 상속 정보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고인의 사망 열흘 전에는 그의 개인 명의였던 가맹점 명의가 A 씨로 이전되기도 했다.
A 씨는 "고인이 자기 마지막 가는 길 도와달라고 했다. 그래서 따르면서도 말리고 그랬다. 저는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유산에 초점 맞춘 게 아니라 오빠를 살려야 겠다는 생각만 했다. 객관적으로 계산해서 유증과 증여한 게 아니다"라며 남겨진 고인의 재산에 대해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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