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전 남편과 이혼 8개월 뒤 남자 친구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이가 전남편의 호적에 올라갈 상황에 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전 남편과 8개월 전 협의 이혼한 A 씨가 사연자로 등장했다.
A 씨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최악이었다며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 남편은 제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는 갑갑한 일상을 벗어나 숨통을 틀 만한 게 필요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남편은 여행이라도 가자고 해도 싫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게임에 매달렸다"며 "그러다가 우연히 지금의 남자 친구를 알게 됐다. 저처럼 게임과 여행을 좋아했고 공통점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만났고 운명처럼 사랑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결국 A 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도 이에 동의하며 두 사람은 협의 이혼하게 됐다. 그렇게 A 씨는 이혼한 지 8개월 만에 예쁜 딸을 얻게 됐다면서 "출생 직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남자 친구의 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자 친구와는 곧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A 씨가 산후조리원에서 퇴소하고 출생신고를 준비하는데, 이혼하고 나서 300일이 지나기 전에 태어난 아이는 전남편의 아이로 추정받는다는 것.
A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딸을 남자 친구의 자녀로 출생 신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전 남편 모르게 출생신고하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홍수현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A 씨는 전남편과 이혼한 지 8개월, 약 240일 만에 딸을 출산했다. 아무리 남자 친구와의 자녀라고 해도 친생부인 판결에 의해 법률혼 배우자인 전남편과 관계없음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가족관계 등록공무원은 친생추정 법리에 따라 딸을 전남편의 자녀로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헀다.
홍 변호사는 "남자 친구의 자녀로 출생 신고하려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면서 "만약 아직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가정법원에서 친생부인의 허가를 요청하거나 생부인 남자 친구가 인지의 허가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친생부인의 허가를 받으면, 딸은 A 씨의 혼외자가 되고 이 경우 생부인 남자 친구가 딸을 인지할 수 있다고. 이어 출생신고는 A 씨나 남자 친구가 하면 된다.
유전자 검사에서 남자 친구와 딸 사이에 혈연적 친자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되면 인지 허가 심판이 인용돼 남자 친구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홍 변호사는 "친생부인 허가나 인지 허가를 청구할 때 전 남편을 기재할 필요는 없지만, 법원이 전남편에게 의견을 물어볼 수는 있다. 만약 전 남편의 주소를 모른다면 의견을 듣지 않고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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