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매일 냄새로 괴롭히는 옆집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5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5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 씨의 옆집에는 몇 달 전 새로운 이웃이 이사를 왔다. 인사하기 위해 여러 번 찾아갔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이웃집에는 흰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깃발이 달려 있었다. 뭔지 몰라 의아하다고 생각했던 A 씨는 깃발의 정체를 알게 된 뒤부터 이상한 일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하루는 코를 찌를 듯한 독한 냄새 때문에 잠에서 깼다. 온 집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가 퍼져 있었다. 냄새의 진원지는 바로 옆집이었다.
A 씨는 옆집에서 독한 소독이라도 했나 싶어 처음 며칠은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냄새 때문에 눈물이 나고 콧물도 나고 머리까지 어지러워지자 3일째 되던 날 과일을 사 들고 옆집을 찾아갔다.
문을 두드리자 화장이 진한 중년 남성이 문을 열며 "1시에 예약한 분이세요?"라고 물었다. A 씨가 "옆집에서 왔다"라고 하자 웃음기가 사라졌다.
열린 문틈으로 실내를 들여다보니 벽에는 화려한 그림, 방울과 부채, 북과 징 등이 있었다. 남성은 무속인이었고, 집에 신당을 차려놓은 것이었다.
A 씨가 "죄송한데 냄새가 너무 독해서 그런데 자제해 주실 수 없으시겠냐"라고 하자 남성은 화를 내며 "무당이 향 안 피우면 굶어 죽으라는 거냐"라며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후각 테러가 문제였지만 얼마 뒤 청각 테러로 이어졌다. 오전 7시 요란한 꽹과리, 북소리에 잠에서 깬 A 씨는 옆집에서 굿을 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남성의 집에 찾아가 자초지종을 듣고 A 씨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경찰은 "(남성이) 직업 특성상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면서 미안하다, 앞으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좀 진정될 것이라 생각했던 A 씨는 또다시 코를 찌르는 냄새에 놀라 일어났다. 남성이 마당에서 삼겹살과 오징어를 굽고 있던 탓이었다. 항의하고 싶었지만 적반하장으로 나올 게 뻔해 참았다. 하지만 얼마 뒤 젓갈과 향냄새가 섞여 참기 어려운 상태가 돼 옆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남성은 대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A 씨는 동네에 걸린 홍보 현수막에 있는 남성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옆집 남성은 "왜 손님인 척 전화를 하냐" "또 연락하면 업무방해로 신고하겠다"라면서 화를 냈다. 급기야 남성은 "장수할 관상은 아니고 엄마 때문에 자녀들이 박복하다"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냄새와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A 씨는 원형 탈모 진단을 받았다. 남편은 당뇨가 더 악화해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
A 씨는 "주변 이웃들도 냄새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는 상황이다. 관공서나 경찰에 악취 좀 어떻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대부분 모든 곳에서는 어쩔 수 없으니 참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하소연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 "이웃집에 피해를 주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소리 소음도 있고 분진, 먼지도 있고 심지어 진동도 있다. 냄새는 그것보다 더 고통을 줄 수 있지만 법에서는 조금 벗어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음은 측정할 수 있지만 냄새는 측정이 어렵다. 입증하는 부분에 대해서 민사 소송을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나한테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입증해야 하므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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