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예약 없이 미용실을 방문했다가 여러 군데서 시술을 거절당한 노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미용사 A 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예약 없이 방문한 어르신 손님과의 일화를 전했다.
A 씨는 "며칠 전 파마 손님 시술 중인데 어느 노인분께서 들어오지도 못하시고 문밖에서 우물쭈물하고 계시더라. 나가보니 '예약 안 했는데 머리 못 하겠죠? 죄송해요' 하시는데 손도 떠시고 너무 주눅 들어계셔서 일단 들어와서 손이라도 녹이고 가시라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A 씨에 따르면 노인은 앞선 몇 군데의 가게에서 다 거절당하고 온 사정을 털어놓으며 "요즘 다 예약제인 건 아는데 예약을 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했다고.
A 씨는 "이게 왜 사과할 일인가 싶더라"며 "나는 100% 예약제로 운영하지 않는다. 이날 파마를 해드렸더니 '노인이 이런 곳 와서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머리 다 끝나고 '너무 행복하다'고 하셔서 참 많은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쉬운 거절도 어르신들한텐 크게 다가올 수도 있고, 우리에겐 쉬운 호의도 어르신들한텐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싶어서 조금 더 친절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본 누리꾼 A 씨는 "우리 엄마가 요즘 이런다. 미용실 한번 갈 때마다 많이 고민하시면서 간다. 자리도 텅텅 비어있는데 예약 없으면 안 된다고 다 문전박대한다더라"며 공감의 댓글을 남겼다.
B 씨도 "우리 엄마도 70대이신데 동네미용실 여기저기서 퇴짜맞고 10년 전 이사한 옛날 동네까지 버스 타고 가서 머리하신다"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들은 "그 친절 내가 다 고맙다" "요즘 도로에 서서 손 흔들어서 택시 잡기도 힘들다. 좀 더 어르신들을 배려하면 좋겠다" "전화 예약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양반이다, 요즘 다 SNS나 포털 앱으로 예약받는데 어르신들은 정말 곤란할 듯"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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