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피의자인 40대 교사가 범행 당일 응급실에 실려 왔을 당시 소리내 웃은 건 잠재돼 있던 만족감이 웃음으로 발현됐을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김하늘 양(8) 씨를 살해한 뒤 자해해 목 부위 정맥이 절단된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후 이날까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A 씨는 사건 당일 병원에 실려온 뒤 응급치료와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갑자기 소리를 내며 웃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단순히 흉기에 찔린 환자로 알았던 A 씨가 초등학교 1학년생을 살해한 뒤 자해해 치료를 받던 중 웃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크게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이후 A 씨 치료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함구령을 내렸으며 진료 기록도 담당 의사와 간호사만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전문가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웃는 행동으로 미뤄 우울증 등 정신 병력과 무관한 반사회적 인격장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기분 조절을 잘 못하는 장애일 뿐 이번 초등생 살해 사건과는 관계가 없다"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응급실에서 웃었다면 반사회적 장애로 폭력적 이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로파일러인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정신 병력보다는 성격과 기질 때문인 것으로 봐야 한다"라며 "자신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종료한 뒤 흥분상태가 유지되는 과정에서 잠재적 의식에 남아 있는 만족감이 순간적으로 웃음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전남 순천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하는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박대성의 웃음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서부경찰서 초등생 피살 사건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A 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10일째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교사의 건강이 회복되면서 대면조사가 재개되기도 했으나 조사 도중 혈압이 상승하면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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