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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80대 노인이 네일숍 여사장에게 성희롱성 발언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내 분노를 자아냈다.
28일 방송된 SBS플러스 '사장은 아무나 하나' 3회에서는 네일숍 여사장 김 모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김 씨는 문제의 손님을 '체리 할아버지'라고 일컬으며 "80대 노인분인데 저희 숍에 관리받으러 오신 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씨에 따르면 체리 할아버지가 처음 찾아온 건 김 씨가 문을 잠그고 혼자 야근하던 어느 날이었다. 밤 9시가 넘어 깜깜한 시간에 찾아온 할아버지는 닫힌 가게 문을 흔들어댔다.
김 씨는 "혹시나 손님들이 영업 중인 줄 아실까 봐 파티션도 쳐놓고 근무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누군가 서성거리더니 문을 흔들었다. 그래서 영업 끝났다고 양팔로 엑스 표시를 그려 보였는데도 '문 열어 문 열어' 하면서 문을 흔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막무가내로 문을 흔드는 할아버지 때문에 결국 문을 열어준 김 씨는 "죄송하지만 영업 끝났다"고 말했으나, 할아버지는 "발톱 관리를 받고 싶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 씨는 명함을 건네며 "해드릴 수 있는데 오늘은 영업이 끝나서 다시 연락해 주시면 그때 해드리겠다"고 달래 할아버지를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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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할아버지는 발톱 무좀이 심각한 고객이었다. 김 씨는 "병원에서 무좀 관리를 권유받고 오신 거였다"며 "그래서 다시 가게에 왔을 때 발톱 무좀 관리만 한 시간 반 정도 해드렸는데 그게 너무 고마우셨는지 '먹고 싶은 거 있냐' '갖고 싶은 거 있냐' '너무 고마워서 그런다'며 계속 물어보셨다"고 기억했다.
김 씨가 할아버지의 선물 제안을 한사코 거절하자 할아버지는 어느 날 체리를 사 들고 찾아왔다. 당시 김 씨는 가게에서 다른 손님을 관리 중이었는데 할아버지가 건넨 체리를 얼떨결에 건네받았고, 가게에서는 다른 손님들이 "너무 멋진 노신사분이시다", "저희도 감동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하지만 감동은 거기까지였다. 체리를 받고서 김 씨가 가게 번호로 들어온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자 체리 할아버지가 보낸 메시지가 와있었다. 메시지에는 "OO 씨. 보고 싶어요. 꼭 껴안고 싶어요. 예쁘게 봐주세요. 건~강하세요. 안~영."이라는 말이 적혀있어 A 씨를 충격에 빠뜨렸다.
체리 할아버지는 그다음 날 아침에도 연락을 지속하며 계속해서 김 씨의 개인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김 씨의 답변이 없자 "문자가 도착하나요? 전달되면 간단한 단어 한번 보내보세요"란 메시지까지 보내며 김 씨에게 집착했다.
김 씨의 사연을 본 이경민 변호사는 "'안고 싶다' 같은 내용도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충분히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있다"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