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尹위해 다 바쳐…매일이 지옥, 이제 끝내달라 " 경호관 아내 손편지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소총 가방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멘 경호처 요원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소총 가방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멘 경호처 요원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대통령경호처 경호관의 아내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윤 대통령을 향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지난 13일 MBC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경호관의 아내 A 씨가 보낸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최 대행에 대한 당부가 담겨 있었다.

A 씨는 "지난 3주 동안 주말도 없이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투입돼 극도의 긴장 속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남편 모습을 지켜만 보다가 이렇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몸보다 정신적으로 받는 압박감과 불안이 더 큰 고통이 돼 괴로워하는 남편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지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는 것뿐"이라며 "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2차 체포 과정이 예정돼 있어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털어놨다.

이어 "혹여나 남편이 현장에서 큰 책임을 떠안게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 나가지 않을 수는 없는지 애타게 설득하지만 조직 내 상황과 분위기, 시선을 가장 잘 알고 있어 현장에 나갈 수밖에 없는 남편의 뒷모습에 매일 너무나 고통스럽고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최근 중화기로 무장하는 안을 지시했다는 경호처 내부 폭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경호처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경호처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그는 "그런 지시가 내려온 상황에서는 다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게 아닌지 그런 끔찍한 상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라며 "평소 무슨 일이 있어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던 남편이지만, 이번만큼은 너무 큰 위험 속 한가운데에 있다는 생각을 잠시도 놓을 수 없다"고 적었다.

최 대행을 향해 "부디 이 길고 긴 상황을 끝낼 결단을 내려달라. 무력 충돌과 유혈 사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권한대행님의 손에 달린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서로 날을 세워 대립하고 같은 공무원 기관 간 긴장과 갈등이 격하게 고조되는 현 상황은 최 대행님의 현명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저희와 같은 평범한 가족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더 이상 불안 속에 살지 않을 수 있도록, 대통령경호처가 제자리를 찾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A 씨는 윤 대통령에게 "제 남편과 그 동료들은 지난 2년 8개월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잦은 야근과 출장에도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며 대통령을 위해 진심으로 충성하며 일해왔다"면서 "가정을 지킬 시간조차 없이 임무에 헌신하며 살아온 이들에게 현재 상황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가의 명령을 받들어 몸과 마음을 다한 이들이 이제는 법적 충돌과 무력 충돌의 무게를 전면으로 감당해야 하는 이 현실이 너무나 비통하다"라며 "한 명의 국민으로서, 대통령님이 대선 당시 '숨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알고 있다.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임무를 마치고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 부디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했다.

MBC 취재진과 만난 A 씨는 진심을 담은 이 편지가 최 대행과 윤 대통령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며 "더 이상 뉴스 속 불안한 소식을 지켜보며, 혹독한 추위 속 거리를 지키며, 불안과 두려움에 휘둘리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sby@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