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백신'으로 탄저 막는다"…세계 첫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 개발(종합)

질병청, GC녹십자와 공동 개발…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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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김태환 기자 = 우리나라가 탄저 백신 보유국에 한 발 다가섰다. 특히 세계에서 통용되는 탄저 백신이 갖는 문제점을 개선한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1일 GC녹십자와 협력해 국내 기술로 세계 최초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GC1109)'을 개발해 대테러 위기대응 의약품으로 상용화하기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31일 신청했다고 밝혔다.

허가를 받게 되면 전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탄저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특히 전문가들은 상용화와 범용성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국에 이은 두 번째 탄저백신 개발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저는 탄저균에 의해 사람 및 가축에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탄저포자를 흡입하거나 감염된 동물이나 부산물에 피부가 노출됐을 경우, 오염된 육류를 섭취하였을 경우에 감염된다. 사람 간 전파는 드물다.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되는 피부 탄저의 경우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호흡기 탄저의 경우는 치사율이 매우 높으며 발병 시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은 97%에 이른다.

또 탄저균은 열악한 환경에서 포자를 형성해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고 미사일 등에 탑재해 공기 중 살포가 용이해 생물학 무기로 개발되어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생물테러병원체다.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 전역에선 탄저포자가 우편물을 통한 생물테러에 사용돼 22명이 감염되고 이중 5명이 사망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탄저백신은 미국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생물 테러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개발한 백신이 있다면 우리 국민에게 먼저 사용할 수 있고, 또 백신 주권 확립에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2020.5.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연구원들이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2020.5.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질병청에 따르면 이번에 국내서 개발한 탄저백신은 탄저균의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해 세계 최초로 기존 백신이 갖는 문제점을 개선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탄저백신은 미량의 탄저균 독소인자가 남아 있어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탄저백신을 임상시험한 결과, 탄저백신 접종 그룹에서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항체가 생성됐다. 급성 및 중증의 이상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미한 이상증상은 백신 접종 그룹과 위약 접종 그룹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도 확인됐다.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탄저균 감염에 대한 백신 방어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 시험은 탄저균의 경우 사람에게 감염 시 치명률이 높아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백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동물규칙(Animal rule)을 적용한 대체 동물실험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동물(토끼)모델을 통한 장기 면역원성 및 탄저균 포자 공격접종에 대한 방어능력을 생존률로 평가해본 결과, 동물모델에서 백신 4회차 접종 후 6개월 시점에도 높은 탄저 독소 중화 항체가가 유지돼 탄저균 포자에 대해서도 높은 생존률이 확인됐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이번 탄저백신의 국산화 도전은 백신주권 확보 및 국가 공중보건 안보 증진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GC녹십자는 앞으로도 기초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식약처 품목허가 승인이 완료되면 유사시를 대비한 국내 탄저백신 생산 및 비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물테러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한국이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는 것만으로 생물테러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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