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의대 정원 최소 2월까지 미궁…의대 입시 불안 '첩첩산중'

정부 "2월까지 정원 논의"…더 늦어진다는 전망도 나와
올해 고2도 혼란 영향권…"재수 시 대입 바뀌어 리스크 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을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2026학년도 의대 입시가 다시 불확실성에 갇혔다.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으로 지난해 입시 혼란을 겪은 가운데 내년도 정원을 타임라인 내 확정 짓지 못하면 2년 연속 홍역을 치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학과 개편이나 정원 조정으로 대학 입학 전형에 변동이 생길 경우 전년도 4월 말까지 각 대학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대교협은 5월 말까지 심의를 거쳐 입시 관련 시행 계획을 수정한다. 이후 각 대학은 모집 요강을 통해 전형별 지원 방법, 지원 자격, 평가 요소, 등록 절차 등을 수험생에게 알린다.

이는 대입제도 사전예고제에 따른 것이다. 학생‧학부모가 예측 가능성 안에서 안정감 있게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의대 증원이 확정되고, 교육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5월 2026학년도 대입입학전형시행계획과 함께 변경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결과를 고지했다.

올해 이 과정이 또 반복된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보건복지부와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입시 프로세스를 생각할 때 늦어도 2월까지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혀서다. 지난해처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변동 내용을 5월 예정된 2027학년도 대입입학전형시행계획과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과정을 또 거치며 지난해 입시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 의대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이르면 2월, 늦으면 3월까지 정원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원 변동 폭에 민감한 이들은 입시 계획을 기다리며 동요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의료계가 타협안을 신속하게 마련할지는 물음표다. 현재 의료계에선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 모집 '0명'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여의정협의체 좌초 등 정부와 의료계가 그동안 대화의 평행선을 달렸다는 점에서 양측의 협의가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있다.

교육계에서는 불안정한 정국으로 지난해보다 협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컨트롤타워도 없고, 여론도 계속 바뀌고 있다"며 "급변하는 정국이 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문제는 2027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올해 고2 학생들도 혼란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이다. 대입제도 사전예고제에 따라 학생들은 변화하는 정책의 흐름을 미리 알고 대비한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정책 번복으로 정책의 안정성이 깨지고,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태다. 정책 방향에 따른 대비가 쉽지 않다.

임 대표는 "올해 고3 학생 대학 입시도 아직 협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고3 입시가 쟁점이 되겠느냐"며 "2028년도부터 대입이 바뀌어 올해 고2는 당해년도 입시에서 실패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 현재 고2에게도 불확실성이 '첩첩산중'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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