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히던 화성 동탄 아파트값은 기대와 달리 조용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GTX 개통 호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데다, 실질적인 교통 편의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GTX 효과'가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2㎡는 지난달 8일 18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2월 같은 면적의 매물이 22억 원에 신고가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 원 이상 하락한 수치다.
같은 아파트의 전용 84㎡도 지난해 8월 16억 6000만 원에 최고가를 찍었으나, 최근에는 15억 원 초반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탄역 인근 아파트들은 GTX-A 개통 후광을 누리고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동탄 신도시의 약점이라고 평가받는 철도 교통과 서울 접근성을 GTX-A가 해결해 향후 일대 부동산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지난해 6월 GTX-A 동탄-수서 구간이 본격 개통됐음에도 급격한 가격 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단지의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요자들의 문의는 줄어든 상태다.
업계는 GTX-A의 실질적인 효과가 동탄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까지 개통된 '동탄~수서' 구간은 지난해 연말 개통된 '운정~서울역' 구간보다 서울 도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서울 중심지로 직결되는 경기도 북부 구간에 비해 체감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GTX-A는 SRT와 선로를 공유해 평균 배차 간격이 20분 내외로 긴 편이다. 깊은 땅속을 달리는 GTX의 특성상 동탄역 열차 승강장도 지하 6층에 있어 접근성에서도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많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동탄역의 GTX-A 일일 이용객은 하루 8341명에 불과하다. 수서~동탄 구간 전체 일평균 이용객 수도 1만 1214명으로, 전체 GTX-A 이용객 중 11.3%에 불과하다. 이는 사전 예측 수요(2만 1523명)의 75.1% 수준이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GTX-A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개통 전부터 부동산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오산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A 사업이 확정됐을 때부터 집값이 서서히 올라갔다"며 "최근엔 손님들도 그렇고, 우리도 GTX 얘기는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동탄 아파트들도 보합세이거나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달 4일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12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평형이 12억~13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국 GTX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내년에 예정된 삼성역 무정차 통과와 2028년 전 구간 개통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GTX 기대감은 이미 현 시세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전 구간이 개통되면 추가 호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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