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달러·원 환율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건설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비 상승으로 건설업계 비용 증가, 매수심리 악화 등이 우려된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9일 종가 기준 전 거래일 1473.2원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에 마감했다.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면서 건설업계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건설업계는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무연탄, 철근의 원료인 철스크랩, 철광석 등의 수입 가격이 올라가면서 건설 원자잿값이 오를 것"이라며 "최근 원자잿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환율 급등으로 다시 가격이 오르면 공사비 부담도 함께 커진다"고 말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최근 발간한 '환율급등에 따른 건설공사비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수입물가(지난해 동월 대비)는 올해 1월 8.6%, 2월 6.9%로 각각 상승했다.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은 목재와 석제품 등을 제외하면 완제품의 수입 비중은 크지 않지만 건설자재 원재료는 수입 비중이 적지 않아 환율상승은 직간접적인 비용 증가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 현장에서의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과 관련, 박 연구위원은 "비용상승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환율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심리도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과 거래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환율 급등으로 당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등을 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이러면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상승에도 분명 걸림돌이 된다"고 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굉장히 큰돈을 들여 매입해야 하는 부동산에 대한 의사결정이 유보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입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거래량도 이달부터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선구 연구위원은"고환율이 지속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경기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건설수요가 줄어들어 민간 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지목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환율이 급등하면 건설 원자재 수입가가 폭등해서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발생한다"며 "이런 것이 결국 또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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