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한 "2년 반 더해서 뭐 하나, 정권 재창출 가능성" 등 발언 의도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본인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감한 듯한 발언들이 보인다. 체포 이후 다음 싸움을 준비하기 위해 지지층 결집을 의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전날 1차 조사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2차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나오면서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 및 원외 당협위원장 등과 만나 "종북 주사파에 단호히 맞설 때 우리도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2년 반 임기를 더해서 뭐 하겠나" 등 속내를 털어놨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43일 만에 체포영장이 집행된 데 따른 마지막 소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층이 결집하며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아졌지만 수사당국이 체포영장 집행을 강행했고, 이런 분위기가 결국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본인의 사법적 리스크 등이 줄기를 바라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상황에서 정권 재창출이 쉽지 않은 만큼 지지층 결집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의 전언 가운데는 "사회 곳곳이 종북 좌파 때문에 많이 무너졌다" 등 '종북'이란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또 체포영장 집행 후 SNS 통해 공개된 친필로 쓴 편지에서는 "부정선거의 증거가 너무 많다"며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탄핵소추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런 이념적 발언은 보수라는 특정 진영을 위한 것으로 지금 강성 보수 진영에서 가장 의구심을 드러내는 부정선거와 종북좌파라는 두 메시지를 던져 진영 결집을 노렸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부정선거와 종북 세력은) 강성 보수층이 진짜 믿고 있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끊임없이 '난 이걸 위해 싸웠다'고 하는 것은 강성 보수 단합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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