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진보 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들이 '이재명 일극 체제' 속에서 출마 시점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당대표 직에서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도전을 선언한다.
그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해 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잠룡들'은 주목도를 고려해 출마 선언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잠룡 중 가장 먼저 움직인 인물은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과 김동연 경기지사다. 김 전 의원은 지난 7일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경기지사는 이날 자동차 부품 관세 대응을 위한 긴급 출국차 인천공항을 방문하는데 공항 현장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그러나 두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잠룡들은 일정 조율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휩쓸리게 출마 선언을 할 경우,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후보들은) 가장 먼저 출마 선언을 한 것이 아닌 이상 출마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루며 주목도를 가져가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전 국무총리와 김 경기지사는 최근 내부 조율에 들어간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이 대표의 출마 일정 이후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점을 저울질 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미 당내 최다 계파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당심과 민심을 모두 겨냥한 전국 조직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1극 체제'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현시점에서 다른 주자들이 대항마로 부각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은 '집중 효과'가 극대화되는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다.
결국 이재명 대표의 출마 선언은 진보 진영 대권 경선의 기준점이 되는 모양새다.
김 전 경남지사 측은 이를 두고 "이번 주 후반부 정도로 해서 (대선 출마 선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언제가 출마 선언을 하기 좋을지는 후보가 직접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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