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지난 28일 밤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공군 소방중대가 출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대가 처음 기내에 진입해 불길을 진압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26분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소속 소방중대원으로서 비상대기하고 있던 차승연 하사가 화재신고를 접수했다. 오후 10시 15분쯤 홍콩으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기내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난지 약 10분 만의 일이었다.
차 하사 등 13명은 신고 접수 즉시 인명구조 차량 1대와 항공기 소방차량 3대에 나눠타고 화재가 발생한 김해공항 주기장으로 출동했다. 밤 10시 31분엔 소방운영반장인 문정환 상사와 항공기구조반장인 문성호 상사 등 12명과 경화학 소방차 2대가 추가로 현장에 갔다.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은 김해국제공항에 있어 신속한 출동이 가능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한국공항공사 소방대와 함께 동체 화재 진압을 실시했다.
문성호 상사는 동체 위의 큰불은 진압됐지만, 기내에 잔불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항공기 날개 쪽에 유류가 저장돼 있어 불이 옮겨붙을 경우 폭발 등 2차 피해 우려가 있어 완전한 화재 진압을 위해 기내 진입을 결심했다.
문정환 상사가 기내 진입을 위해 정비용 사다리를 확보했고, 문성호 상사와 신용인 상사(진), 홍석재 하사, 서소명 상병 등 4명은 기체 내부로 진입해 기내 화재를 진압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소방당국 인원들 중 처음으로 기체 내부로 들어가 불을 끈 것이다.
![본문 이미지 -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이 비상 탈출한 가운데 29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등 관계자들이 불에 탄 항공기를 살펴보며 조사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5/1/29/7106157/high.jpg/dims/optimize)
문성호 상사는 "27년 군복무 중 건물 화재 진압은 많이 경험해봤지만, 실제 항공기 화재상황은 처음이었다"라며 "하지만 평소 중대원들과 훈련한 내용들을 몸이 기억했기에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공군 소방중대는 평소 자체 항공기 구조 훈련을 월 1차례 이상 실시하고 있으며, 김해공항 유관부서와의 합동소방훈련은 연 1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문성호 상사는 "명절기간 큰 부상자 없이 사고를 막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군인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남은 연휴 국민들이 안심하고 쉬실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는 모든 군인들도 힘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방중대 소방교휵훈련담당 신용인 상사(진)는 "매달 실시했던 실전적인 훈련들이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라며 "기체 안에 불씨가 보이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속하게 진화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앞으로도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하며 임무를 수행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항공소방병 서소명 상병은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반장님과 간부님들이 솔선수범하며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용기가 났으며, 믿고 따를 수 있었다"라며 "큰 인명 피해없이 화재가 진압된 것 같아 소방중대원으로서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탑승객 176명(승객 170명·승무원 6명) 전원이 슬라이드로 비상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여성 승객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승무원 4명이 승객들의 대피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마셨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국토부 항공기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과 함께 30일 오전 10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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