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러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 용어 확대해석 경계 기류

한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단순 비교 '무리' 지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18~19일)을 계기로 북러가 체결할 것으로 알려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과 관련해 정부 내에선 용어 자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여러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할 가능성도 이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 일각에선 한국과 러시아가 지난 2008년 맺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보다 이번에 북러간 맺어질 관계가 격이 더 높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러와 북러 관계를 설정하는 용어를 단순히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의 경우 중국과는 '신(新)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인도와는 '특별하고 특권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가 과거 외교적 필요성과 입맛에 따라 독특한 수식어를 사용하며 타국과의 관계를 설정해 왔단 점에서 이번에 북한과 맺을 관계에 관한 표현도 수식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18일 오후 "평양은 푸틴 대통령 방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출처 주북 러시아대사관 텔레그램)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18일 오후 "평양은 푸틴 대통령 방문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다.(출처 주북 러시아대사관 텔레그램)

러시아가 이번에 북한과 맺을 것으로 예상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러시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몽골, 베트남, 아르헨티나, 우즈베키스탄 등과 이미 맺고 있는 관계다.

러시아는 모로코, 투르크메니스탄과는 '강화된 전략 동반자 관계'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랍에미리트(UAE), 라오스, 몰도바, 세르비아 등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고 있다.

아울러 주요 7개국(G7)을 포함해 미국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 중 한국처럼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설정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북러 교역액은 2800만 달러(약 386억 8000만 원), 한러 교역액은 150억 달러(약 20조 7200억 원)로, 단순 비교하더라도 530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한러관계가 북러관계에 뒤쳐진다는 판단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을 방문해 19일에 북러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는 사전에 외교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한반도의 평화·안정에 저해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란 취지의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방북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북러 밀착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등 불법적인 행보로 이어질 경우 대러제재 발표 등 '맞춤형 대응'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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