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메가톤급 싱크탱크'를 꾸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인재풀'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압도적 선두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후보 측은 '되는 집'이란 평과 함께 다양한 인사가 몰리는 모습이다. 반면 6·3 조기 대선의 계기가 된 파면된 대통령(윤석열)을 안고 있는 국민의힘의 경우 인재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선거에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해 국민에게 선보이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현 상황으로 따져보면 이 후보 측의 압도적 우세 속 국민의힘 후보들은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는 기류가 감지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공식 출범한 민주당 정책자문단 '성장과 통합'은 학자와 전직 관료 등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사실상 이 후보의 싱크탱크다. 싱크탱크는 대선주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체화해 주는 조직이다. 각종 공약 개발에 필수적인 조직이고 특히 관료 출신 인사들은 정책을 실행해 본 경험이 있는 만큼 싱크탱크에 꼭 필요한 인재들로 꼽히기도 한다.
성장과 통합에서 주목할 점은 규모다. 경제정책분과, 산업에너지분과, 성장전략분과 등 34개 분과로 구성돼 있으며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차관, 김광수 전 은행연합회장 등 저명한 전직 관료들이 분과장을 맡고 있다. 현재까지 500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더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을 진행 중이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에 이어 '구대명'(경선 90%대 득표율의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당 대선 후보가 이미 이 후보로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발 빠르게 '이 후보를 위한' 관가와 학계 인재를 흡수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비해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각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후보를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한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뉴스1에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인재가 지금보다) 더 모일 수는 있겠지만 일단 민주당에 비해 속도가 많이 느린 것은 사실"이라며 "지지율이 높지 않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체급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국민의힘에선 '보수진영에 우호적인 인사마저 민주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전직 고위 공무원은 "당선 가능성이 어느 정도 담보가 돼야 '몸'을 맡길 텐데, 괜히 줄을 잘못 서서 후회할 바에는 어느 정도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겠나"라며 "과거 탈원전에 반대했던 일부 인사들도 민주당 싱크탱크로 가지 않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 후보와 맞붙는 대선 본선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 후보 측에 맞서기 위한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그 규모 등은 이 후보 측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전국 120여 명의 교수들은 오는 23일 김 후보 캠프에서 지지 기자회견을 연다. 김 후보 측은 이들을 중심으로 '위대한 대한민국 만들기(가칭)'라는 싱크탱크를 꾸릴 예정이다.
한동훈 후보 캠프도 한국경제학회장을 역임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주축으로 한 '국민먼저 정책자문단'을 띄웠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김영미 동서대 교수 등 9명의 학계 인사로 구성됐다. 나경원 후보 캠프는 최근 백홍렬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등 10명으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을 인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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