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한병찬 임세원 기자 = "혼자 잘나가면 무슨 재민교."
김두관·김지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기호 순)의 첫 토론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뼈 있는 신경전이 오갔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견제하는 긴장감도 흘렀지만 '자폭 전대' 평가를 받는 여당에 비해선 표현 수위를 조절하며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두관·김지수·이재명 후보는 이날 C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를 참석했다.
김두관 후보는 출마 결심에 대해 "개인적으로 김두관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이 말렸고, 당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많이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잘 나가면 무슨 재미냐. 다 같이 해야지"라며 이 후보를 겨냥한 농담도 건넸다.
김두관 후보와 이 후보는 몸풀기용 스피드 퀴즈에서 서로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김두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 선호도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지난 총선에서 야당 단독 과반을 넘는 쾌거를 이룩한 리더십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 후보는 "평소에 존경했던 분"이라며 "김두관 후보는 긴 세월동안 뚜렷하게 자치 분권 균형 발전을 추구해온 배울 점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화답했다.
김지수 후보도 "김 후보는 저같은 37세의 젊은 나이에 남해군수로 시작해 차근차근 뚝심있게 정치를 밟아오며 우리 당의 험지라고 하는 곳에서 계속 도전하시는 걸 보고 역시 민주당의 DNA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후보는 실행력과 행정력을 결심하면 하는, '이재명은 한다'는 것에 감명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재명 독주' 가능성에는 김두관·김지수 후보 모두 견제구를 날렸다.
김두관 후보는 OX 퀴즈에서 "우리당의 생명은 역동성과 다양성"이라며 "민주당의 DNA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수 후보도 "보이기엔 일극 체제"라며 "저희가 들어왔으니 다극 체제로 변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 후보에게 김두관·김지수 후보의 질문이 집중됐다.
김두관 후보는 정치 분야 주도권 토론에서 "혹시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대표를 한 번 더 하려는 게 아니냐"며 "시중엔 '유대무죄'(대표가 되면 무죄가 된다)라는 말이 떠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미 당대표 상태에서 기소돼서 재판을 수없이 하고 있는데, 당대표 한 번 더 하는 게 피할 수도 없고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 시간을 많이 뺏겨서 대응도 어렵다"며 "같이 성을 지키는 입장인데 '넌 왜 그리 공격 당하냐'가 아니라 함께 싸워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두관 후보는 "당헌·당규를 고쳐서 202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당대표가 되고 2026년 공천을 안 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당헌·당규상 불가한 일인데, 지나친 망상과 걱정 같다"며 "(그리고) 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고 대선에 나갈 지 안 나갈 지도 모르는 바"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두관 후보는 "우리 당엔 김부겸·김경수·김동연·이인영·임종석·이탄희·박용진 등 쟁쟁한 대선 후보군이 있다. 전 대선 경쟁률을 높이는 민주당의 히딩크가 되겠다"며 "이 후보가 선수도 감독도 하면 우리 당이 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두관 후보는 민생 분야 주도권 토론에선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철저히 평가했어야 했다"며 "직접 후보로 나섰던 이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 원인 뭐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은 후보의 부족함이 제일 컸다"며 "한 표 차이든 큰 차이든 진 건 진거고, 책임은 저에게 제일 크게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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