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제1야당 대표 최초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당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구속되더라도 당무와 공천 등 대표직을 그대로 수행한다는 것이 이 대표와 당내 친명 인사들의 의지다.
앞서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입장문에서도 "더 유능한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 하겠다.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며 사퇴론을 일축한 바 있다.
영장심사를 앞둔 전날에도 이 대표는 대의원들에게 보낸 추석인사 편지에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국민 항쟁의 맨 앞에 서겠다"며 "어떤 고통도, 역경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대표직 유지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당한 정치수사로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퇴할 이유도 별로 없다"며 "현재까지의 정치 검찰의 행태가 옳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 당의 판단이고,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총선을 치르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것에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청래 최고위원은 "누구 좋으라고 사퇴는 없다"고 일축했으며, 박찬대·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 등도 현 지도부 유지를 시사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이 대표의 '옥중정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옥중 출마' 얘기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당내 친명과 비명(비이재명) 계파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주장하며 지도부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할 경우 현재의 친명 지도부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가 중심이었던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사퇴했고, 이날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 후보들은 모두 친명계로 분류된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이 대표가 비명계에 대한 피의 숙청을 할지 총선을 앞둔 화합 탕평책을 구사할지 주목된다.
조정식 사무총장과 정무직 당직자들도 원내지도부와 함께 사의를 표했으나, 이 대표는 수리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지난 3월 탕평 차원으로 임명했던 송갑석 전 최고위원은 사퇴하면서 지도부 내에서 비명계는 고민정 최고위원이 유일한 상황이다.
비명계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상관없이 리더십에 타격을 받은 이 대표가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처리까지 되고, 여러 리더십에 문제가 드러난 이상, 앞으로도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당에 검은 먹구름으로 몰려오도록 하는 것을 차단시키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표직을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