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작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만난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_next/image?url=https%3A%2F%2Fi3n.news1.kr%2Fsystem%2Fphotos%2F2024%2F6%2F20%2F6716426%2Fhigh.jpg&w=1920&q=75)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러시아가 다음 달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20개국 이상의 정상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러시아의 최대 우방인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참석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가가 확정된 가운데 김 총비서까지 러시아를 찾는다면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연출된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대항의 축'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옛 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한 날(5월 9일)을 러시아 최대 국경일인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 러시아는 80주년을 맞는 전승절을 성대하게 기념하겠다는 계획이다. 열병식에 타국 정상들을 대규모로 초대함으로써 '국력 과시'의 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전승절 행사 참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를 주장하고 싶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들을 도와 병력을 파견하고 무기를 지원한 북한을 전승절 행사의 주요 내빈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 역시 러시아의 입장에선 확실하게 챙겨야 할 우방국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진 않고, 북한과 러시아가 요구한 북중러 3각 밀착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작년에만 세 번의 중러 정상회담을 열고 올해도 한 차례 통화하는 등 러시아를 각별히 챙기고 있다.
올해는 최근 2년 정도 소원했던 북한과의 거리도 다시 좁히고 있다. 작년에 뜸했던 고위급 소통이 여러 분야에서 재개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강해진 미국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우군으로 러시아와 북한을 가까이한다는 분석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러시아, 중국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무조건 이득'인 상황이다. 중국을 통해서는 경제적 지원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제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는 현재 경제적 지원과 첨단무기 및 기술을 이전을 통해 국방력 강화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파트너다.
또 트럼프 2기 중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대화를 대비해 자신들의 몸값을 키우는 차원에서 중국과 러시아와 묶이는 것을 원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김정은 총비서가 아직까지 다자회의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과 나란히 선 적이 없다는 점은 변수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중시하는 북한은 외교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자회의보다는 양자회담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켜 '다극 체제'를 이룰 것을 주장하는 북한이 외교 기조를 바꿔 다자회의에 나올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러시아가 북한을 배려해 전승절 행사 전후로 별도의 양자회담, 3자 회담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이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서는 게 부담스러울 순 있다"면서도 "현재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푸틴·시진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림을 포기하기는 아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신 나치'로 부르면서 올해 전승절 행사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성공시키기 위해 김정은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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