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2차 파병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장기화되면 5·6차 파병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연구위원은 4일 '북한군 러시아 추가 파병의 의미와 파급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2차 파병을 한 이유는, 1차 파병군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러시아와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봤다.
앞서 국가정보원 등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2월 사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1000명 이상의 병력을 추가 파견했다. 북한은 1차 파병 때 약 1만 2000명 규모의 전투부대를 파견했고 현재까지 40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파병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고 부대를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기여도를 높여 러시아로부터 더 강력한 군사적 보상을 받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어 전쟁이 길어지면 5차, 6차 파병도 감행될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만약 북한군의 파병이 거듭된다면 러시아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군사 기술 지원에 더해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좀 더 노골적으로 인정하는 등의 외교적 제스처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의 완전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추가 파병이 김정은 정권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병이 거듭될수록 탈영병과 포로의 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이 가운데 한국행을 원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면 북한군 사이에서 심리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사실이 북한 내부에도 널리 알려진다면 체제와 지도자에 대한 불만으로 번질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최근 군 사상교육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월 24일과 25일 이틀 연속으로 군관을 양성하는 학교를 방문해 "사상이 없는 무장은 쇠붙이에 불과하다"면서 사상 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 군인 대다수가 이른바 '장마당 세대'인 상황에서 단순하게 사상 무장을 강화하는 것으로 파병에 따른 불만과 분노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번 추가 파병이) 파병군인들과 유가족의 불만이 커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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