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출발, 땅!' 신호음과 동시에 수천 명의 환호성과 힘찬 발걸음 소리가 울산대공원 광장을 가득 메웠다.
경상일보가 주최하고 울산광역시가 후원하는 제23회 울산 커플 마라톤대회가 20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대회엔 주최 측 추산 4000여명이 참여했다.
최근 젊은 층 사이 유행하는 러닝의 인기를 실감하듯 '2030' 젊은 층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고,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달리는 가족 단위 참가자도 많았다.
아직 달리지 못하는 더 어린 자녀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유아용 자전거, 유모차와 함께 달리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5㎞ 코스를 도전하는 한 참가자는 반려견과 함께 등장해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23개월 된 자녀와 대회에 나온 한모 씨(34)는 "부부끼리 몇 번 참가한 적은 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유모차를 끌고 대회에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유모차를 끌면서 달리면 힘들 것 같긴 하지만 아이랑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난다"고 말했다.
친구와 마라톤에 처음 출전했다는 박모 씨(28)는 "인스타에 인증하기 위해 나왔다"며 "SNS 활동을 하다 보면 젊은 층 사이에서 러닝, 마라톤 등 건강한 운동을 인증하고 참가하는 문화가 유행하고 자리 잡아 가는 것 같아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 나오려고 새로 러닝화도 장만했다" "어제 급하게 인터넷에서 주문한 슬링백이에요" 등 참가자들의 말을 통해 러닝의 인기가 실제 스포츠웨어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러닝화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6% 증가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가 2021년 2조 7000억 원에서 2023년 3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러닝은 특별한 준비물 없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 SNS 인증 문화와 맞물려 러닝화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국내 러닝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마라톤 참가자를 위한 초경량 러닝화,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컬러 러닝화 등 젊은 층 러닝 인구를 겨냥한 라인업 구축과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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