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의 흔적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손창희 물리학과 교수팀이 유정우 신소재공학과 교수팀, 김재훈 연세대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박막 형태 코발트 기반 산화물에서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 상태의 특성인 스핀 요동을 광학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는 양자 스핀 액체 상태의 특수한 형태다.
양자 스핀 액체 상태에선 저온에서도 고체 내부 스핀들이 정렬되지 못한 채 액체 분자처럼 유동적이고 무질서한 상태를 유지하며 요동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공동연구팀은 이 스핀의 요동을 20나노미터(㎚) 두께 박막 형태로 합성된 코발트 기반 산화물에서 검출해 냈다.
기존 중성자를 이용한 분석법은 덩어리 형태 물질에선 스핀 요동의 검출이 쉬웠지만, 정작 양자컴퓨터 소자화를 위해 부피를 줄인 박막 상태에서는 신호가 약해 관측이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연구팀은 박막에 빛을 쐈을 때 생기는 엑시톤 입자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스핀 요동을 검출했다.
측정된 스핀 요동은 닐 온도(16K, -257.15도)란 특정 온도 이상에서도 유지됐다. 이는 이 스핀 요동이 단순히 열이 아닌 양자 스핀 액체 상태로 인해 발생했다는 증거린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연구팀은 이론 계산 등을 통해 강한 키타예프 상호작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키타예프 상호작용은 일반적 양자 스핀 액체가 아닌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에서 주로 발견된다.
손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박막 상태 코발트 기반 산화물에서도 키타예프 양자 스핀 액체의 특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실험에서 사용한 분석법은 양자컴퓨터 소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엔 강백준·최욱삼·노승현 UNIST 연구원과 정택선 연세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에도 지난 달 3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minjum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