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시가 '서울형 차선' 도입을 추진한다. 비가 내릴 때나 야간에 잘 보이지 않던 노면 표시 개선을 위해 밝기, 도료 종류, 시공 방법과 같은 차선 표시 기준을 점검해 자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르면 다음 달 서울형 차선 도입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 중간 보고를 받는다. 용역은 오는 10월 완수를 목표로 지난해 10월 착수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서초·상계·홍은·여의도·구의·동교동 6개 지역 도로 총 18.4㎞(노면표시 기준 총 179.4㎞)에 업체별 공법, 재료를 달리해 시범 적용했던 고성능 차선 표시 성능을 점검, 선별하는 내용이 골자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기준과 함께 서울시 자체 기준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돼 모니터링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어떤 공법과 재료가 가장 효과적일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번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도료에 굴절률이 높은 유리알을 섞어 야간과 빗길에도 밝고 선명하게 반사돼 보일 수 있는 '고성능 차선 도색' 구간을 늘리기로 했다. 도료 색상 등의 변화는 없이 반사 성능 기준을 중심으로 서울형 차선 가이드라인을 책정할 예정이다.
서울에는 지난 3월 마지막주부터 4주 연속 주말마다 비가 내리면서 야구 경기와 벚꽃놀이 등 봄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야간에는 빗길에 가로등과 건물 조명 빛이 반사돼 차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조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차선이탈 방지, 자율주행과 같은 최신 자동차 기술이 야간, 빗길에서 센서 미인식이나 오작동 문제를 일으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8조의 안전표지 설치·관리 기준에 따르면 젖은 길에서 노면 표시 반사재료의 최소재귀반사성능은 백색(100)·황색(70)·청색(40)·적색(23)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앞서 지난 2020년 서울시가 차선 도색을 전수 조사한 결과 반사 성능이 떨어져 도색을 다시 해야 하는 구간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강수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여름을 앞두고 고성능 차선 기술 도입 구간을 늘릴 예정이다.
민원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차선이 빗물에 잠겨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차선 위에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도로표지병을 설치하는 작업도 이어간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형 차선 기준을 마련해 우천 시에 차선을 더 잘 식별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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