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2일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서울시장으로서의 자리를 지키게 될 전망이다.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의 임무에 전념, 당장 산적한 과제 해결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이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대선 국면에 진입, 너도나도 대선 후보가 되겠다며 나서는 분위기가 과연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추어지겠는가(를 고민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충실하게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보수의 일원답게 중심을 지키고 계속 '국민의 삶'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으로서 늘 그래왔듯이 수도 서울을 반석과 같이 지키며 번영을 이룸과 동시에 시민의 일상을 챙기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약자의 삶을 보듬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그것이 서울시장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라고 강조했다.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오 시장은 정해진 임기인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서울시장으로서 자리를 지키게 된다.
당초 오 시장은 13일 민선8기 서울 시정의 핵심 철학, '약자와의 동행'과 관련한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14일부터 약 50여일 간의 연차를 사용, 당 내 경선 등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기간 동안 시장직은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대신할 예정이었으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오 시장은 별도의 휴가 없이 서울시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오 시장 측근은 "대선 불출마를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을 조금이라도 추동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굉장히 어려운 숙고와 결단이었다"고 했다. 이어 "오 시장의 결단을 계기로 국민의 힘 (대선 주자들이) 어떻게 하면 앞으로 국민의 마음을 담아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떨쳐 낸 오 시장은 당장 급한 시정 현안 해결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4월로 예정됐던 서울 지하철 요금 인상과 상반기 중으로 거론됐던 한강버스 운항은 물론 법정 싸움 중인 남산 곤돌라 등 굵직한 과제들이 산적하다.
남은 임기 동안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약자 동행의 가치를 완수하기 위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비록 저는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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