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암컷 사자' 건강 상태 살필 때인가

이범석 청주시장이 중성화 수술을 앞둔 사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범석 청주시장이 중성화 수술을 앞둔 사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언제부터 청주시장이 생식기능 제거 수술을 받는 사족보행 동물까지 살폈는지 모르겠다. 아마 역대 시장들이 봤으면 무슨 말을 할 지도 궁금하다.

이범석 시장이 그러하다. 지난달 31일 청주동물원을 찾아 중성화 수술을 받을 예정인 암컷 사자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 사자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심각한 상태에서 청주동물원으로 옮긴 수컷 사자 일명 '갈비 사자'의 새끼다.

청주시는 이 사자 두 마리에 지극 정성이다. 전 국민 공모로 이름을 지어주는가 하면 합사 시기와 건강 상태 등을 시시콜콜하게 알린다.

그도 그럴 것이 청주시는 사자 한 마리로 충분한 재미를 봤다. 산비탈을 다져 만든 청주동물원은 등산 코스에 가까워 시민도 꺼릴 정도다. 특색도 없어 지방 한 도시의 근근이 버티는 동물원 수준이었다.

이곳이 갈비 사자 한 마리를 입사하면서 대대적인 관심을 받았다. 대변인실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은 평소 조회수가 시원찮았으나 이 사자를 소재로 영상을 만들자 관심이 급증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 일자 암수가 아닌 '아빠'와 '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사자를 소재로 소뼈 우리듯 재탕, 삼탕 관심을 받으려 한다. 시장 역시 여기에 편승해 오랜만에 언론의 조명을 받으려 했을 듯하다.

하지만 이 시장은 짐승을 돌볼 때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본인을 시장으로 만든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은 잘 돌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청주교도소를 이전해 스마트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약속, 청주오송역 개명과 역세권 개발, 국가복합환승센터 유치, 테마파크 조성 등 굵직한 사업의 진행 상황은 어떻게 되나. 취임 후 3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자신이 없다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

기업의 투자유치 상황은 어떠하나. 지난해 민선 8기 누적 투자유치가 30조 원을 달성해 '잭팟'을 터트렸다고 자평했으나 이 중 하이닉스가 20조 원이다. 올해 하이닉스의 청주 투자 계획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올해 투자유치 규모는 역대 시장 중 최악이 되는 것인가.

이제 남은 시간은 짧다면 몇 개월이다. 내년 선거 때 재선에 성공하면 임기 연장이 이뤄질 수 있겠으나 자신이 한 약속은 지키지 않고 불필요한 곳에 시간을 내는 시장을 본 시민이 재선을 허락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보수층과 중장년층은 더욱 그럴 수 있다.

당장 대통령 탄핵 선고가 나며 정국은 요동칠 것이고 청주도 예외는 아니다. 탄핵 찬반 집회가 자칫 소요 사태로 번져 최악의 상황이 터지면, 오송 지하차도 참사처럼 시장에게 화살이 돌아가 또다시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일도 나올 수 있다. 동물 건강 상태를 살필 정도로 여러모로 태평한 시기가 아니라는 평가다.

사자를 소재로 재미를 본 것처럼 국민의 관심을 먹고 사는 언론 역시 이 시장을 소재로 재탕, 삼탕 끓여 낼 수 있다.

정치인에 대한 포지티브보다 네거티브가 여론 시장에서는 잘 먹힌다. 군중의 심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한가해도 되는지를 이범석 시장에게 묻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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