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뉴스1) 신관호 기자 = 강원 평창 상공에서 전투기 야간훈련 중 낙하물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군 측이 떨어뜨린 기총포드(GunPod) 수거를 위해 주말 아침부터 영월군 주천면에 수백명의 병력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여 주민들이 한때 불안과 불편을 겪었다.
경기 포천에서 전투기 오폭 사고가 난 지 불과 한 달여 지난 데다 더욱이 수년 전 횡성에서 전투기가 농지로 추락하는 사고까지 겪은 영서남부권역 주민들은 이번 공군의 사고에 "어떻게 또 이런 일이 벌어지냐"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19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54분쯤 공군 원주기지 소속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이륙해 강원 평창지역 상공에서 야간 모의 사격 훈련을 실시하던 중 기총포드 2개와 빈 외장 연료탱크 2개가 투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기총포드 2개는 평창과 경계지역인 영월군 주천면 산악지대에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공군은 사고 하루 뒤인 19일 오전 6시부터 해당 산악지역에 HH-60 헬기 1대와 병력 270여 명을 투입해 기총포드 수거 작업을 했다.
공군은 현장의 비 오는 날씨와 안전을 고려해 연료탱크 등 나머지 낙하물체에 대한 탐색·수거 작업을 오는 20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군의 사고수습을 지켜본 주민들의 시선은 날카로웠다. 영월군 주천면 확인 결과 민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마터면 또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만큼 주민들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주말 아침부터 주천면에 많은 군 병력이 몰려들자 자초지종을 제대로 모르는 주민들은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영달 주천면장은 "사고수습지역이 평창과 영월 경계인 주천면 판운4리 주변인데, 아침부터 군인들이 갑자기 몰려와 '이게 무슨 일인가'하고 놀란 주민들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마을 이장도 아침부터 계속 상황을 살피는 등 주민들이 예의주시했다"고 말했다.

인근지역 도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다. 사고는 이번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말에도 도내에선 공군의 사고가 있었다. 그해 12월 26일 오전 11시 40분쯤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의 한 농지에 공군 제8전투비행단 KA-1 공격기가 추락했다. 조종사 2명은 자력 탈출했다.
당시 민가피해는 없었지만 기체가 떨어진 농지 주변의 흙은 검게 변하는 등 사고 흔적이 역력했고, 불안감을 토로하는 주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사고 발생지 인근엔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교량인 성남교를 비롯 민가, 사업장, 초등학교, 마을회관이 위치해 있었다.
원주에 사는 A 씨(40대)는 "몇 년 전엔 인접지역인 횡성에서 공군전투기가 추락했고, 한 달 전엔 포천에서 공군기 오폭, 이번엔 여기서 사고가 났다"며 "민가에 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이런 사고가 반복돼 불안하다. 군이 사고수습 과정을 더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공군은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공군은 "이번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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