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변한 방진마스크'…강원 소방대원들 대형 산불 현장서 사투

대형 산불 지역서 밤새 산불 진화에 나서
"귀와 코에서 재가 계속 나…국민 생명 지킬 수 있다면"

경남 산청·하동 산불 일주일째인 지난 27일 오후 지리산과 인접한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2025.3.2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경남 산청·하동 산불 일주일째인 지난 27일 오후 지리산과 인접한 산청군 시천면 동당마을 일대에서 소방관들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2025.3.2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경북 북동부 5개 지역의 산불로 큰 피해가 이어진 가운데 강원 소방관들도 이번 산불 현장에 투입돼 밤새 사투를 벌였다.

2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소방 5년 차인 횡성소방서 공근119안전센터 소속 임재욱(33) 소방관은 지난 25일 오전 대형버스를 타고 경북 의성으로 향했다.

같은 날 낮 12시 경북 의성에 도착한 임 소방관은 오후 1시 단촌면 변방리 일대에 산불이 번지지 않도록 민가 방어 임무가 주어졌다. 헬멧과 장비 등 20㎏가량 되는 장비를 착용한 임 소방관은 바짝 마른 논과 밭에 물을 뿌려 민가로 번지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일대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고, 재가 날라들어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임 소방관의 방진마스크는 시간마다 갈아줘도 검게 변해 있었다.

본문 이미지 -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7일 경북 안동시 낙동강변 둔치에 마련된 소방지휘본부에 소방차 및 장비 등이 배치돼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2025.3.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7일 경북 안동시 낙동강변 둔치에 마련된 소방지휘본부에 소방차 및 장비 등이 배치돼 있다.(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2025.3.2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마을 주민들은 연신 임 소방관에게 "감사하다"라는 인사와 함께 물과 간식을 내밀기도 했다. 하지만 재난 상황이다 보니 열악한 상황은 어쩔 수 없었다. 밥과 간식은 제때 잘 나왔으나, 쉴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다.

단촌면 변방리 일대의 불길이 오후 들면서 잦아들면서 임 소방관은 밤 12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민가 방어에 대기했다. 산을 타고 점점 불길이 내려오는 것이 보이면서 임 소방관과 동료들은 걱정스럽게 지켜봤고, 오전 6시쯤 불이 내려와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였으나 다행히 진화되면서 민가로 번지지 않았다.

임 소방관은 "2022년 강릉-동해 산불 현장보다 경북 의성 산불의 바람이 더 거세서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진화율이 높아져 다행이고, 산불 상황도 빨리 수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방 4년 차인 홍천소방서 홍천119안전센터 소속 김상근(33) 소방관은 대형 산불로 발생하고 차출 순번이 다가오자 먼저 현장에 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지난 27일 오전 안동에 도착한 김 소방관은 하루 동안 안동 지역 5곳을 오가며 재발화 방지에 나섰다.

본문 이미지 -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강원 소방관들.(뉴스1 DB)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강원 소방관들.(뉴스1 DB)

김 소방관은 안동에 오기 전 부모님께 산불 현장 지원을 가게 됐다고 했고, 부모님은 걱정스러워하면서도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당부했다.

김 소방관은 안동 산불현장지휘센터와 재발화 현장을 오갔고 그때마다 주민들은 “고맙다”면서 두손을 꼭 잡고 간식을 건넸다. 또 주민들은 재발화 지역을 가리키면서 불을 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건조하고 강풍으로 인해 재발화가 지속되면서 김 소방관은 쪽잠을 자면서 계속해서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지원이 끝나고 이날 오전 차량에 탑승한 김 소방관과 대원들은 그 자리에서 곯아떨어졌다.

김 소방관은 “현장의 바람도 심하고, 재가 너무 날렸다. 집에 도착해 씻는데 귀와 코에서 재가 계속 나왔다”며 “그래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만 있다면 기꺼이 현장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내 소방관들은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407명이 경북 북동부 5개 지역 대형 산불에 투입됐다.

han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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