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는 피해자야”…자녀 ‘학폭 진술서’ 빼돌린 학부모 벌금형

공용서류은닉 혐의, 벌금 200만원

본문 이미지 -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자녀가 학교폭력을 저질러 담임 교사에게 제출한 ‘학폭 진술서’를 빼앗아 이를 숨긴 50대 학부모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공용서류은닉 혐의로 기소된 A 씨(53‧여)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14일 오후 중학교 1학년인 자녀가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돌멩이를 던졌다’는 내용의 학교폭력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받게 되자 학교로 찾아갔다.

A 씨는 자신의 자녀 B군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하던 중 담임 교사인 C 씨의 손에 B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실확인서를 보고는 이를 낚아채서 가져가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부장판사는 “교사 C 씨가 학교폭력을 인지하게 되면서 실태조사를 위해 B 군으로부터 진술서를 제출받았고, 작성 당시 다른 교사들이 교무실에 함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C 씨가 B 군을 강요해 진술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C 씨가 피고인에게 서류를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해당 진술서는 공무소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서류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에게 은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lee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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