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하천에 쌓인 오폐수 악취 때문에 숨쉬기 힘들어요."
지난 13일 오후 4시께 전북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의 한 하천 제방에는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제방에는 배설물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오폐수가 흘러나와 가득 쌓여 있었다. 특히 오폐수와 섞인 부유물에는 벌레가 들끓었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산책을 나와 지나가던 시민들은 코를 막은 채 얼굴을 찌푸리며 오폐수가 쌓인 곳을 피해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에서 거주하는 주민 A 씨는 "제방 인근에 오폐수가 쌓인 지 수개월째다. 날이 풀리자 악취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 오폐수는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꺄웃거렸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이 일대에서 오폐수가 쌓이기 시작한 지는 수개월이 지났다. 주민들은 구청 등 행정기관에 민원을 넣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악취는 여전한 상황이다.
주민 B 씨는 "최근에 날이 풀려서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는데 집 안으로까지 흘러 들어오는 냄새 때문에 곧바로 창문을 닫기 일쑤"라며 "최근에는 인근 마을 주민이 민원을 넣었다는데 아직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완산구청 조사 결과, 악취는 생활용 오폐수 지나가는 오수관과 차집관(오수를 모아 하수처리장까지 보내는 관) 연결 부분이 파손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파손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장비를 동원해 오수관 내부를 내시경으로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이물질로 막혀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우선 하천에 있는 부유물을 제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장비를 동원해 막혀 있는 오수관을 뚫고, 파손된 지점을 파악해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수질 오염과 함께 주변 생태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비가 많이 오거나 평소 하천에 많은 양의 물이 흐르면 오폐수가 희석될 수도 있지만, 문제가 발생한 구간은 물이 적은 건천으로 보인다"며 "오수가 흐르지 않고 고이다 보면 부유성 조류가 증식해 녹조가 발생하고, 물속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도심 하수도 관리는 잘 되지만, 하천 상류 일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면서 "지속적인 하수도 관리를 통해 오폐수 유출 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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