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수년간 북한 공작원과 국내 주요 정세를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하연호 전북민중행동 공동상임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12일 국가보안법 위반(회합·통신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하 대표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하 대표 측 변호인은 "이미 제출된 의견서를 통해 말씀드렸다시피 피고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 추가 주장이나 제출·신청할 증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재판부는 한 차례 속행할 것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나 쟁점 정리를 위해 다음 기일 한 차례 속행하겠다"고 밝혔다.
하 대표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북한의 대남공작원 A 씨와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 장사, 장가계에서 모임을 갖고 회합 일정을 조율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하 대표는 국내 주요 정세를 보고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나 외국계 이메일을 이용해 북측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하 대표가 작성한 이메일에는 반미·자주,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 주장을 선전·선동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공작금 수수 방법, 스테가노그래피(암호화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보안기술) 암호화 방법 등이 담겨 있었다.
하 대표는 이메일에서 '음어'를 사용하고 '강성대군'이라는 문구가 쓰인 김정은 집권 1주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하 대표가 대남공작원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회합 일정을 주고받은 통신·회합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러한 행동이 국가의 안전과 존립에 위협을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판단, 이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A 씨가 대남공작원인지 알지 못했으며 순수한 동기로 연락과 만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방법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비춰 공작원의 실체를 충분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의 행위가 대한민국 내부에 위협을 초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었다.
하 대표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3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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