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첫인상인데…" 50년 넘어 낡고 흉한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눈살'

1973년 건물 그대로 사용…'관광거점도시 전주' 관문 개선 절실
전북고속, 재건축 추진했지만 지지부진…"상인·전주시 비협조"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전주=뉴스1) 신준수 기자 = "터미널 건물만 보면 아직 1970년대 같아요. 너무 낡고 오래돼서 솔직하게 별로 이용하고 싶지 않아요."

6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외버스터미널.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바라본 터미널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외벽 곳곳이 페인트가 변색되고 아예 떨어진 곳도 있었다, 건물 안은 어두웠다. 복도 벽면에도 페인트가 벗겨진 채 흉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거미줄과 곰팡이도 눈에 띄었다.

화장실은 들어가기 전부터 퀴퀴한 냄새를 풍겼다.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는 바닥 타일에는 곳곳에 홈이 패어 있기도 했다.

대학생 박 모 씨(23)는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을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시설이 너무 낡은 것 같다"며 "바닥 타일도 엄청 오래돼 보이고, 수십년은 된 것 같은 건물 외관은 타지역에서 온 사람들한테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차 모 씨(40대)는 "시외버스터미널만 놓고 보면 70~80년대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고 "너무 낡고 오래되다 보니 별로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은 1973년에 지어졌다. 몇 차례 시설 개선이 이뤄지긴 했지만, 50년도 넘는 세월을 이길수는 없었다. '관광거점도시' 전주에 걸맞은 시외버스터미널을 재건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주시민 유 모 씨(40대)는 "시외버스터미널은 타지에서 온 방문객들이 느끼는 전주시의 첫인상이 아닌가. 아무리 재밌게 놀고 가도 오고 갈 때 기억이 나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관광지에만 힘을 쓸 게 아니라,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시외버스터미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낙후된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내부 모습.
낙후된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내부 모습.

신축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6년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인 전북고속은 38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터미널을 재건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발표 이후 9년이 흐른 현재까지 사업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전북고속과 터미널 내 상인들과의 협상 결렬이다. 터미널 본관동(대합실 및 상가 건물)에 있는 상가 곳곳을 개인 사업자가 소유하고 있다보니, 각자 원하는 매입가가 달라 1차 갈등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북고속은 본관동 공사를 보류하고, 노후된 정비동(버스 정비 건물 공사)를 먼저 추진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덕진구청 건축과로부터 공사 허가를 받지 못했다. 정비동 부지에 개인 소유의 땅이 있어 이들 모두의 승인 없이는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전북고속 관계자는 "상가 매입을 위해 제시한 금액과 상가 상인들이 원하는 금액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며 "정비동 공사에 필요한 개인 토지주들 동의도 못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발표 초기에는 전주시에서 상인들과 중재 역할을 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며 "우리도 시외버스터미널이 낡고 오래돼 재건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전주시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시외버스터미널 재건축 사업이 민간투자 사업인 만큼 관여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가 터미널 사업자다 보니, 직접 상인들과 협의하고 토지주들에게 승인을 받지 않는 이상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에서 가능한 부분은 도와줄 수 있지만, 결국 사업자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sonmyj03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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