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뉴스1) 박제철 기자 = 우주방사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양성자에 대한 반도체의 내방사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우주항공 산업 분야에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포항공과대학교와 공동 연구를 통해 반도체 표면을 외부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대기 중 물과 산소 등을 차단하는 패시베이션(Passivation) 층을 쌓아 양성자에 의한 나노반도체 오류를 대폭 억제한 내방사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원 방사선융합연구부 강창구 박사팀과 포항공대 이병훈 교수팀은 물질을 기체 상태로 만들어 표면에서 화학반응으로 얇게 쌓는 원자층 증착 방식을 활용해 산화아연(ZnO) 기반의 나노반도체 표면에 10나노미터(nm) 두께의 산화알루미늄(Al2O3) 패시베이션 층을 쌓았다.
패시베이션 층을 적용한 반도체와 그렇지 않은 반도체 모두에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해 양성자를 조사하고, 전기적 특성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패시베이션 층이 양성자 조사에 따른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 변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패시베이션 층으로 보호받는 반도체는 그렇지 않은 반도체에 비해 양성자 조사 후 문턱전압 변화는 60%, 이력현상 지수와 스트레스 지수 변화는 90%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이즈 값은 양성자 조사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우주방사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성자의 영향으로부터 반도체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이 기술은 차세대 우주항공용 나노반도체의 내방사화 시스템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으며 출연(연)과 대학 간 장점을 살려 연구원이 반도체 제작 및 양성자 조사실험을, 포항공대에서 전기적 특성 변화 분석을 담당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나노컨버전스(Nano Convergence) 1월호에 게재되었다.
향후 연구팀은 반도체 내방사화 기술의 구체적인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방사선 영향평가 분석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회로 수준에서 내방사선 반도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번 기술은 차세대 나노반도체에 원자층 증착 방식으로 패시베이션 층을 쌓고, 실제 내방사선 효과까지 검증한 사례”라며 “우리나라가 우주항공용 반도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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