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4·3평화재단은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으로 시 부문에 김휼의 '흰 문장', 장편소설 부문에 김미수의 '전쟁터로 간 사랑', 논픽션 부문에 허호준의 '폭풍 속으로'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시 부문 당선작 '흰 문장'은 4·3과 백비를 주제로 다룬 작품으로 감각적 해석력과 은유의 조화로운 매칭 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천근만근 같은 주제의 무거움을 ‘잘 빚은 항아리(엘리엇)’로 승화시켜 내는 일은 고도의 정신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작품은 4·3의 진실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을 수렴하는 상의 의의에 충분히 값해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평했다.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전쟁터로 간 사랑'은 일제강점기 말기 남양군도를 무대로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병, 강제징용 등 역사적 사실을 우리 소설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토리와 시선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심사위원회는 “무엇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독성과 작품 속으로 빨려드는 흡입력"이라며 "본문 안에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 사람의 온몸과 마음을 그토록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드미는 할머니를 보고 처음 알았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런 사랑의 마음 또한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논픽션 부문 당선작 '폭풍 속으로'는 구좌면(현 구좌읍) 지역을 무대로 그려지는 4·3 르포로, 화자인 기자가 다랑쉬굴 사건의 비밀을 간직한 인물과 그 주변 인물, 사건을 추적하며 기억과 기록을 날줄과 씨줄로 엮은 서사다. 1989년부터 30여년간 언론인으로 도내는 물론 도외, 미국·일본 등지를 드나들며 4·3의 진실과 의미를 밝히고 자료를 축적해 온 사실도 곁들여 있다.
심사위원회는 "특히 초기 4·3 주체들의 문제의식과 초토화 작전 이후 국가폭력 문제를 연결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라며 "일본 밀항과 현재와 과거와의 이동에 따른 시공의 측위가 방대함에도 생동감과 박진감 있는 구성이 지닌 탄탄함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평했다.
올해 4‧3문학상에는 시 1390편, 장편소설 101편, 논픽션 7편 등 모두 1498편이 접수됐다.
4·3문학상은 4·3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수준 높은 문학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시상금은 장편소설 5000만 원, 시 2000만 원, 논픽션 2000만 원이다.
시상식은 4월 24일 오후 2시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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