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개구리가 깨어난 '경칩'을지나 '춘분'이 다가온다.
제법 따사해진 햇살과 바람도 좋지만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하는 건 역시 봄꽃이 아닐까.
특히 제주는 봄의 문턱에 들어서기 전인 늦겨울부터 노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유채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제주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조금 일찍 봄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제주에서 관광자원으로 심어놓은 유채꽃은 사실 '배춧과' 식물이자 유채의 사촌 격인 산동채꽃으로 이르면 12월부터 피어나 4~5월 절정을 이룬다.
제주에서 유채꽃은 1956년 일본에서 우량품종을 도입해 재배하기 시작했고 초기에는 경제작물이었으나 점차 재배면적이 점차 감소해 현재는 대부분 관상용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산 유채꽃밭은 대표적인 유채꽃 명소로 꼽힌다.
한라산 백록담의 꼭대기라는 설화가 전해지는 산방산의 위풍당당한 자태와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져 과거에 신혼부부들의 기념촬영지, 현재는 SNS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산방산이 서부권의 대표 유채꽃 명소라면 성산일출봉 유채꽃밭은 동부권을 대표하는 곳이다.
세계유네스코 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유채꽃밭을 찍을 수 있어 상춘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서귀포시 중문 색달해수욕장 인근인 엉덩물계곡은 평지인 다른 유채꽃밭과 달리 이름처럼 계곡 경사면에 유채꽃이 피어, 마치 노란 물결이 넘실대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이 특징이다.

이곳은 물을 마시러 온 동물이 험한 지형 탓에 엉덩이만 들이밀고 볼일만 보고 갔다고 해서 엉덩물이라는 재밌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봄꽃의 대명사 연분홍빛 벚꽃과 노란 유채꽃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10㎞)는 제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도롯가 아래에는 유채꽃이, 위에는 벚꽃이 피어 두 봄꽃의 조화가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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