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중산간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중산간지역의 청정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및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지속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을 마련해 오는 30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번 기준안의 핵심은 해발 300m 이상 지역을 '중산간 1구역'과 '중산간 2구역'으로 세분화하는 것이다.
중산간 1구역은 한라산국립공원 153.5㎢를 포함한 현행 제한지역 379.6㎢ 규모다. 중산간 2구역은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 가운데 1구역을 제외한 224.0㎢ 규모로 설정됐다.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603.6㎢)이 중산간 1구역과 2구역을 모두 포함한다.
중산간 2구역 지대는 그간 별도 제한을 받지 않았지만, 기준안 확정시 주거형, 골프장을 포함한 관광휴양형, 첨단산업을 제외한 산업유통업 등의 건설이 제한된다. 또 유원지, 유통업무설비, 유류저장 및 송유설비, 도축장, 폐차장 등 도시계획시설과 12m(3층)를 초과하는 건축물도 지을 수 없게 된다.
중산간 1구역에선 현행처럼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이 모두 제한된다. 이에 더해 유원지, 태양광·풍력 발전시설, 유통업무설비 등 일부 도시계획시설 건축이 어려워지고, 10m(2층) 초과 건축물 역시 신설할 수 없게 된다.
이들 2개 구역에서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시설을 계획할 경우 탄소중립, 지하수관리, 재해예방, 분산 에너지, 저영향개발 등 기법을 반영해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제주지역 환경단체는 즉각 논평을 내고 '대규모 관광개발 면죄부'라고 비판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기준안에 따르면 2구역에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허용하고 있다"며 "골프장과 스키장을 포함한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은 제한하고 있지만, 골프장 개발수요는 전무하고 스키장은 조성 여건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부 관광휴양시설은 규제한다고 생색내면서 사실상 모든 개발사업을 명시적으로 허용해 주겠다는 방침"이라며 "이 기준대로라면 최근 논란이 된 한화그룹의 대규모 관광지 개발도 가능하게 된다"고 짚었다.
한화그룹 대규모 관광지 개발은 해발 300~430m 지역에 조성하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 사업으로, 해당 사업 계획에 골프장이 없어 개발이 가능하다.
도는 오는 7일 오후 농어업인회관에서 도민설명회를 열어 이 기준안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창민 제주도 15분도시추진단장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은 미래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으로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관리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도민 의견수렴이 끝나면 도의회 동의를 거쳐 연내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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