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임신부가 2시간 넘게 산부인과를 찾다가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구급대는 경기·인천 등지 병원에 12번이나 이송을 문의하는 등 이른바 '전화 뺑뺑이'를 돌렸지만 이 임신부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20분쯤 인천 중구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카운터 앞에 베트남 국적 A 씨(31·여)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A 씨가 외국인이어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산모 복통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인하대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측은 "부인과 진료는 가능하다"고 구급대에 알려왔으나, 이후 "산과 진료는 의사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다시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구급대는 인하대병원 앞에서 대기한 상태로 경기·인천 등의 다른 병원 12곳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했다. A 씨의 초진 정보가 없는 것도 수용 불가능 이유 중 하나였다.
A 씨는 극심한 진통을 호소하다 양수까지 터졌다. 결국 소방대원들은 신고 접수 2시간여 만인 오후 2시 33분쯤 응급 분만을 준비했다. A 씨는 구급차 안에서 무사히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이송 병원 선정 중 응급분만을 준비했다"며 "산모와 아기는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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