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어떡하냐. 잘 다녀와."
6일 오전 인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최근 발생한 빌라 화재로 숨진 고(故) 문하은 양(12) 발인식이 엄수됐다.
하은 양의 부모는 손을 꼭 잡은 채 연신 눈물을 흘렸다. 하은이가 반려묘 '비누'를 꼭 안은 채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영정사진이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한 모습이었다.
하은 양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하은 양의 다른 가족들 역시 입을 꾹 닫은 채 눈물을 삼켰다.
하은 양 친구들은 하은 양을 마음씨 좋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은 아이로 기억했다. 이때쯤이면 신학기를 맞아 새 친구들과 가까워질 시간인데, 그들에게 하은이는 이제 기억 속에만 남게 됐다. 하은 양 유해는 인천가족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화재 당시 하은 양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위해 병원에 갔고, 어머니는 일을 나간 상태였다. 수의사를 꿈꿔왔던 하은 양은 집에서 고양이 '비누'를 키웠다고 한다. 비누는 화재가 난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하은 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43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소재 빌라 4층 안에서 난 화재로 연기를 다량 들이마셔 의식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 당국에 발견됐다. 이후 하은 양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하은 양 가구는 작년에만 4차례 넘게 보건복지부 '행복e음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당국으로부터 실질적 지원은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인천 서구청은 '해당 가구는 소득 초과로 인해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화재 현장에선 하은 양이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듯한 정황이 발견됐으나, 그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3일 숨을 거둔 하은 양은 이후 장기기증 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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